[理知논술/교과서 심화학습]다수의 결정이 늘 정의라고…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현대 철학자인 롤스는 공정한 케이크 분배를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사람에게 케이크를 자르도록 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먼저 케이크를 골라 갖도록 하고 케이크를 자른 사람에게는 제일 나중에 남는 한 쪽을 취하도록 한다면 그는 케이크를 균등하게 자를 것이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의 조건이 유리하거나 불리함에 상관없이 기만적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분배와 관련해서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절차적 정의의 핵심이다. 절차적 정의는 왜 필요하고 그 한계는 무엇인가?》

[심화탐구 자료 1] 분배와 공정한 결과

공정한 배분과 관련된 주요한 쟁점으로는 ‘무엇을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와 ‘어떠한 기준에 따라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로 나누어 고찰해 볼 수 있다. 분배의 대상과 관련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명예와 금전 등을, 마르크스는 물질적 부를, 현대 철학자인 롤스(1921∼2002)는 사회적 기본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롤스는 사회적 기본 가치를 인간이 자신의 생(生)에 대한 의도와 목표를 보다 성공적으로 성취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대상들로 간주하고 있으며, 권리와 자유, 기회와 권한, 소득과 부 및 자존감 등을 분배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러한 대상들을 어떠한 기준에 의해 분배할 때 공정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정의론’의 핵심적 문제이다.

[심화탐구 자료 2] 분배의 기준이 되는 정의의 두 원칙

롤스가 주장하는 정의의 원리는 원초적 입장에서 선택되는 ‘정의의 두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초적 입장’이란, 자신의 개인적 특성이나 사회에서의 위치를 모르며 서로에게 무관심한 합리적 당사자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분배 원칙을 선택하는 가상적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자신이 가장 불우한 계층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불평등한 분배가 모든 사람, 아니면 적어도 사회의 최소 수혜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에만 경제적 자원을 평등하게 분배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다. 원초적 입장에서 당사자들이 선택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ㆍ각 개인은 기본적 자유에 있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평등한 자유의 원칙)

ㆍ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 두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가장 불리한 여건에 있는 사람, 즉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득이 되어야 하며(차등의 원칙), 둘째, 그 같은 불평등은 기회 균등의 원칙 하에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책이나 지위와 결부된 것이어야 한다.(기회 균등의 원칙)

[교육부, 윤리교과서]

[탐구 과제 1] 롤스는 사회적으로 가장 열악한 상태에 있는 최소 수혜자 집단(물질적으로 가장 간단한 계층)은 사회적 의사 결정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롤스의 견해는 다수결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되는데, 이러한 생각은 어떻게 정당활될 수 있는가?

☞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다수결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다수결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면 소수의 의견이 배제를 당하게 마련이다. 다수라고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소수라고 항상 틀린것도 아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에서는 결론보다도 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정성 확보를 위해 토론과 공청회 등 많은 논의과정을 통해 자발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실제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고 다수의 의견이 강요될 수 있기 때문에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최소 수혜자의 거부권 행사다.

[탐구 과제 2] 롤스는 전통적인 사회계약론을 발전시켜 자신의 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어떤 사회계약론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인가?

☞ 사회계약론에는 인간의 이기심과 전략적 합리성에 바탕을 둔 홉스의 전통과 도덕성에 바탕을 둔 루소와 칸트의 전통이라는 두 종류가 있다. 초기 롤스는 사회계약론의 이 두 가지 가능성을 혼동하여 칸트적인 사회계약론의 요소에 홉스적인 요소에서 기인하고 그 당시 경제학에서 통용되던 합리적 선택이론을 결합시킨다. 그러나 이 점 때문에 많은 비판에 직면한 후기 롤스는 철저하게 홉스적 사회계약론(전략적 합리성)보다는 루소나 칸트적 사회계약론(도덕성)의 전통을 따르게 된다.

[Tip]

‘정의론’에서 롤스는 그 당시까지 영미 윤리학계를 지배하던 공리주의와 직관주의를 비판하고 사회계약이론을 통해 절차적 정의의 도덕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나는 이 대안적 개념(‘공정’)이 전통적인 도덕 개념들 중에서 우리가 생각한 정의에 대한 신념에 가장 근접하며, 민주사회의 제도를 위한 가장 적합한 토대를 형성한다고 생각했다.”

김성우 철학박사, 최강학원 고전논술 대표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