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바다에 포식자 상어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수온 높아져 100년內 회귀 조짐
연체류 많은 생태계 파괴 우려

지구 온난화의 여파가 남극의 바다 속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남극해에서 발견되는 미지(未知)의 생명체들을 포함한 해양생태계의 교란이 우려된다.

▽남극에 상어가 돌아온다?=온난화의 영향으로 남극해에 게 상어 등 포식동물이 ‘침입’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14∼18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과학 진보를 위한 미국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로드아일랜드대의 체릴 윌가(생물학) 교수팀은 “남극 바다 속은 빙하기 때 포식 어류 및 갑각류가 멸종 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 덕분에 수백만 년간 태곳적의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50년간 수온 상승으로 포식어류가 돌아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게는 이미 남극해의 얕은 바다에서 수백 m 떨어진 깊은 바다에까지 접근했다. 상어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00년 이내에 남극해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남극해는 포식어류가 없어 수백만 년 동안 연체류와 느리게 움직이는 무척추동물 등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어 왔다. 하지만 게나 상어가 나타나면 생태계가 순식간에 교란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내다봤다.

▽우리가 모르는 것 천지인 바다 속=호주 과학자들이 남극의 수심 2000m 지점에서 거대한 거미, 갑각류, 벌레 등 신비한 생명체들을 채집했다고 AP통신이 20일 전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가 심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국제조사단의 일원이다. 이 과학자들이 발견한 바다거미와 벌레, 갑각류 등은 크기가 커다란 접시만 하며 물 밑바닥에 살고 있었다.

이 중에는 해저에 서서 생활하며 몸길이가 90cm가량 되는 가느다란 유리 조형물 같은 생물체도 있다.

과학자들은 “심해의 생물들이 ‘거인증’에 해당하는 이례적인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발견한 생물 표본들을 세계의 주요 연구소와 박물관에 보내 유전자(DNA) 검사를 의뢰했다.

과학자들은 “남극해엔 인간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신비한 생명체가 수없이 있을 수 있다”며 “어쩌면 그중 상당수는 인류와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안녕’을 고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