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중등올림피아드 이것이 궁금해요<1>수학올림피아드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사이에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수목적고나 대입에서 관련 전형을 통해 가산점 등의 혜택을 주면서 해마다 응시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피아드는 하루아침에 준비하기 어렵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실시되는 중등부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준비법을 과목별로 소개한다.》

기하 정수 대수 조합 등 골고루 출제

중학심화 - 수학Ⅰ까지 공부해야

중고교생들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는 중등부와 고등부로 나눠 실시된다. KMO 입상 실적이 특수목적고나 대학입시에서 가산점 혜택도 있지만 준비 과정을 통해 수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KMO는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 중등부 KMO를 거쳐 고등부 KMO에 응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선 성격의 1차 시험과 1차 합격자 대상의 2차 시험으로 나뉜다.

○ 어떻게 공부할까=1차는 주관식 단답형 20문항이 출제되며 문항 난이도에 따라 4, 5, 6점으로 배점한다. 모두 4시간 동안 치르는데 문제 수준이 높아 시간에 쫓긴다. 출제범위는 △기하 △정수론 △대수(함수 및 부등식) △조합 등 4개 분야이며 미적분은 제외된다.

KMO를 준비하려면 중학교 과정은 ‘하이레벨’ ‘고난도 수학’ ‘A급 수학’ 정도의 수준으로 공부하고, 고교 1학년 과정의 수학과 수학Ⅰ도 어느 정도 배워둬야 한다.

중등 과정 내용은 논증기하가 중요하다. 닮음, 삼각형의 성질과 중3 과정의 원, 접선, 공원점을 심화 학습하고 ‘평면기하의 아이디어’로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고교 과정은 수학 10-가, 10-나, 수학Ⅰ을 ‘실력정석’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10-가, 10-나는 최대 최소, 산술기하평균, 부등식 등이 중요하다. 수학Ⅰ은 지수, 수열, 조합, 이항정리를 깊이 공부해야 하는데 특히 수열의 점화식과 함수식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KMO 기본학습 과정이다. 2차를 본격 준비하려면 ‘올림피아드수학의 지름길 중급, 고급’ ‘경시해제’ ‘엠제곱 수학올림피아드 셈본’ ‘에이미(AIME) 특목고 영재수학’으로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2차는 혼자 준비하기가 쉽지 않아 전문가에게 다양한 모의문제 첨삭지도를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 어떻게 출제되나=2007년 KMO 1차는 각 영역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100점 만점에 41점이 합격권으로 추정되는데 8, 9문항은 풀어야 한다.

정수, 기하, 조합, 방정식, 함수, 부등식 등에서 모두 잘 하기는 힘들며, 본인이 강한 분야를 집중 공부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이 훨씬 높다.

2차 KMO에선 주관식 서술형 8문항을 오전, 오후 4문항씩 총 5시간에 걸쳐 풀어야 한다. 지난해에는 오전에 정수 2, 조합 1, 기하 1 문항이 출제됐고 오후에는 부등식 함수 기하 정수에서 각각 1문항씩 모두 8문항이 나왔다.

2차에 대비하려면 정수, 기하, 조합, 해석 부분의 실전 문제들을 다양하게 풀어봐야 한다. 외국 원서인 ‘Problem Solving Strategies’나 www.kalva.demon.co.uk 같은 인터넷 사이트르 통해 각국의 수학올림피아드 기출문제를 접해보면 좋다.

주관식 서술형 시험 특성상 다양한 모의고사를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주관식 문제는 정답 자체보다는 정답에 이르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답이 틀리더라도 서술 과정이 얼마나 정확하냐에 따라 부분 점수를 주기도 한다.

2차에서 시간 내에 8문항 모두 풀기는 어렵다. 금상에 근접했던 학생들 대부분이 5문항 이상 접근하는 만큼 4문항은 풀어야 하는 만큼 모든 문제를 풀기보다 자신 있는 문제를 확실하게 푸는 것이 효과적이다.

임채오 대치 하이스트학원 원장

■ 국제대회 금메달 딴 MIT 3년 김성윤씨

다양한 문제풀이 - 창의적 사고로

수학에 대한 ‘눈’ 갖는 것이 중요

“수학올림피아드는 정규 교육과정을 앞서는 수준이기 때문에 기초 과정을 탄탄히 익힌 뒤 차원 높은 문제를 다양하게 접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2004년 그리스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3학년 김성윤(20·사진) 씨는 “KMO 입상 자체를 목표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수학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도 어릴 때부터 수학에 관심이 남달라 6학년 때 연세대 부설 영재교육센터를 다니면서 혼자서 ‘수학의 정석’으로 공통수학 과정을 익혔다. 모르는 부분은 마치 독서하듯이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다보면 이해가 됐다는 것.

김 씨는 중학교 1학년 말부터 중등부 KMO를 본격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배울 수도 없고 혼자 공부로는 부족해 전문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강사들의 문제풀이를 보면서 응용법을 연구하고 난도 높은 문제는 며칠씩 끙끙대기도 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고 경쟁하면서 공부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중2 때 서울시와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데 이어 중등부 KMO 금상도 수상했다. 서울과학고 1학년 때 고등부 KMO 금상을 받았고 2학년 때 IMO에 출전했다.

그러나 고교 때는 학원보다는 주로 혼자서 공부했다고 한다. 어느 단계까지는 전문가의 지도가 도움이 되지만 결국 혼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마다 출제 의도를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간결하게 서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나름대로 ‘눈’이 생기고, 교사와 다른 풀이방법을 찾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

김 씨는 2005년 서울대 수리통계학부에 진학했으나 그해 9월 삼성 이건희장학금으로 MIT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2006년 전미 대학생 수학경시대회(Putnam Competition)에서 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 씨는 “미국 교육은 잘하는 학생은 집중 육성하는 장점이 있지만 모두 창의적인 것은 아니다”며 “한국 학생들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는 것을 보면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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