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고전여행]르네 데카르트,‘성찰(省察)’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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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데카르트는 ‘아무도 반박할 수 없으며, 모든 학문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최고의 진리’를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그는, 어느 누구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한 ‘신(神)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이만하면 그의 꿈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알 수 있겠지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데카르트는 밤낮 없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학교의 가르침만으로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세상을 통해 직접 ‘최고의 진리’를 배우기 위해 학교를 떠납니다. 여러분이 지닌 꿈은 학교를 통해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학교보다 더 큰 무엇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인가요?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분은 지금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나요?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진리를 얻고 싶었던 데카르트는,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면 그 어느 것도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영원한 진리를 발견할 때까지 모든 것을 ‘의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데카르트는 자신의 몸 밖에 있는 모든 물체의 존재를 의심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몸 밖에 있는 그 물체가 ‘분명하게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책상 위에 지우개가 분명히 있는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보니 없었던 일, 여러분도 가끔 겪어봤겠지요?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 외에 모든 물체의 존재를 의심하기로 한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고집이나 무지(無知)로 인해, 그릇된 수학 법칙을 올바른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데카르트는 ‘2+2=4’와 같은 수학 법칙도 의심하기로 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자신이 신체(身體)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의심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기로 한 데카르트는 ‘완전하며 선(善)한 존재인 신(神)’이 악마일 수도 있으며, 만약 악마라면 실제로는 몸을 지니고 있지 않은데도 몸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끔 데카르트 자신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상 어느 것보다 확실하게 참되며, 모든 학문의 근본 토대가 되는 진리를 확립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심’을 사용했기 때문에 ‘데카르트의 의심’은 ‘방법적 회의(懷疑·의심을 품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가 품은 의심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느낄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의심한 결과, 데카르트는 매우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품었던 의심을 말끔히 해소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몸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나, 수학 법칙에는 오류가 없으므로 믿을 만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한 자신의 몸 밖에 있는 물건들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나아가 세상을 창조한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이 악마가 아닐뿐더러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신은 악마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아마 데카르트는 무시무시한 종교 재판을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과연, 데카르트는 어떻게 이 모든 의심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과연 그는 자신이 품었던 의심을 해소할 수 있었을까요?

데카르트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신이 악마라고 가정하자. 그래서 나를 계속 속이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악마가 나를 속일 수 있으려면, ‘악마에게 속고 있는 나’는 분명하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내 몸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지금 내 몸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몸 밖에 있는 물체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진리임에 틀림없다. 드디어 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진리를 깨달았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바로 이것이 데카르트가 의심을 통해서 이끌어낸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되는 제일의 원리’입니다. 생각한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데카르트, 참 놀랍지 않습니까?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데카르트를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나 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신(神)은 악마가 아니며, 완전하고 선(善)한 존재’라는 점과 ‘사물이 몸 밖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보기에, 데카르트가 이 두 가지 사실을 잘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확실한 진리를 찾기 위해, 여러분도 데카르트처럼 한번 모든 것을 의심해 보지 않겠습니까?

황성규 학림 필로소피 논술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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