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울산 개발사업 10년, 20년째 ‘추진중’

  • 입력 2007년 11월 7일 0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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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가운데 하나로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2007’이 열린 마우나오션 골프장의 행정구역상 위치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이다.

1999년 7월 개장해 주위에 콘도와 고급 단독주택지가 건립돼 있는 이 골프장은 승용차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오솔길이 울산시와 경계로 시설 이용자 대부분이 울산시민이다.

이용자들은 “울산이라면 이런 시설이 건립될 수 있었을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마우나오션과 인접한 울산 강동 지역에 건설이 추진됐던 골프장은 아직도 허가가 나지 않은 것을 빗댄 말이다.

울산시의 ‘더딘 행정’을 보여 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울산시가 환경단체의 반대와 법규 때문에 머뭇거리는 사이 인접한 경주시와 양산시에는 골프장 등 레저시설이 잇달아 들어섰다. 울산은 레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 시설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울산시민이라고 한다.

자동차와 조선업계 협력업체들이 원청업체가 있는 울산으로 이전하려 해도 울산시가 공장 용지를 제대로 확보해 주지 못하는 사이 인접 자치단체는 재빨리 공단을 조성해 이들 업체를 유치하고 있다.

몽돌로 유명한 강동해변은 10여 년 전부터 해양관광사업이 추진됐지만 아직 답보 상태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개발사업은 20여 년째 ‘추진 중’이다. 양산시와 밀양시가 스키장을 개장하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 영남알프스 관광을 선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래 하면 울산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울산에는 아직 고래를 주제로 한 변변한 관광 상품 하나 없다.

자치단체가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신중함이 지나치면 ‘무기력 행정’으로 비친다는 사실도 울산시는 알아야 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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