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8 대입논술 실전 해설/서울대 과학 논술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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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 시험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이제 대학별 논술고사의 유형을 파악하고 실전 요령을 익혀야 할 때다. 수험생이 막바지 단계에서 꼭 알아 둬야 할 논술 고득점 요령을 예시문항과 함께 살펴본다. 대입전문 온라인 교육업체인 ‘스카이에듀’가 인문계는 ‘대학별 맞춤형 해설’을, 자연계는 ‘최근 출제 경향 해설’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easynonsul.com 및 스카이에듀 홈페이지(www.skyedu.com)에 풀이 및 동영상 해설》

수리-과학 통합 가장 까다로운 문제 출제

■ 특징

전통적으로 이공계열의 심층면접을 수시 전형에서 실시해 온 서울대는 자연계 논술이 도입되기 전부터 과학논술의 선구자적 위치에 있었다. 서울대는 난도가 높은 창의적인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있어서, 어느 대학보다 심도 있는 자연계 논술 문제를 모의고사와 예시문항으로 선보여 왔다. 2008학년도 입시를 대비해서는 2005년 11월, 2006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예시문항을 발표한 바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 2월에 논술 모의고사를 실시했다.

모의고사 결과를 보면 서울대의 자연계 논술고사는 △논제와 관련된 수리,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주어진 정보를 분석해서 결과를 추론하는 능력 △문제를 다각적으로 보고 논리를 전개하는 능력 등을 중요시하여 채점함을 알 수 있다. 특히 1차 예시문항에서부터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수리-과학 간의 통합 문제는 타 대학 기출문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고교 교과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전제를 가졌음에도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

과학논술 중 생물영역은 타 학교 과학논술에서는 드물게 출제되는 영역이다. 그러나 서울대의 경우 1차 예시문항 때부터 소화, 세포, 에너지와 대사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 문제 정도는 꼭 출제해 왔다. 이러한 경향은 2학기 수시와 정시의 논술고사에도 반영되리라 여겨진다. 이번 지면에서 살펴볼 서울대 2차 예시문항의 문제4 역시 생물영역의 문제다. 지문이나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문제의 행간을 읽어 내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문제이다.

■ 논제와 풀이

[논제 1] 에너지(열량) 관점에서 보면 철수가 역기를 100번 드는 데 사용된 운동에너지는 식사 이외에 간식으로 섭취한 에너지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수의 체중이 증가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시오.

철수가 500kcal를 섭취 하고 6kcal를 소모했음에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로 예측할 수 있다.

가) 500kcal 의 햄버거를 먹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몸이 섭취한 에너지는 이 양보다 적다.

나) 철수가 소모한 에너지는 6kcal보다 크다.

이 두 가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가) 500kcal의 햄버거를 먹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몸이 섭취한 에너지는 이 양보다 적다.

① 소화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있다.

음식물을 씹는 저작운동, 위에서의 연동운동, 장에서의 분절운동과 같은 기계적 소화 과정과 효소액의 합성, 분비 등 화학적 소화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먹은 열량이 전부 흡수된 것은 아니다.

② 배설물로 배출되는 에너지가 있다.

소화가 끝나 배설물로 배출되는 대변 속에 잉여 에너지가 있을 수 있다. 즉, 대변 안에 들어있는 에너지(=흡수하지 못한 에너지)는 0이 아니기에 실제로 500kcal의 열량을 다 흡수한 것은 아니다. 이는 대변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로도 증명할 수 있다.

③ 소장에서의 양분 흡수 원리인 능동수송에 의해 소비되는 에너지를 고려할 수 있다.

④ 사람의 호흡이 갖는 효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후 세포의 단위에서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는 포도당은 ATP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가진 100이라는 에너지양은 세포호흡을 통해 40정도의 ATP로 전환된다.

⑤ 에너지의 전환에서 일어나는 열손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TP가 ADP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에너지 7.3kcal는 화학에너지로서의 값이다. 실제로 역기를 들게 되는 역학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어날 열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또 ATP가 갖는 에너지 단위보다 더 작은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의 손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몸에는 거스름돈 제도가 없다. 반 개의 ATP가 필요한 경우라도 하나의 ATP가 소모된다.

이 밖에도 간에서 포도당이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대사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될 수도 있고 신경, 호르몬계의 자극과 이동에서 에너지가 소모될 수도 있다.

나) 철수가 소모한 에너지가 6kcal보다 훨씬 크다

단순히 산술 계산하면 25kg짜리 역기를 1m씩 한번 들 때마다 드는 열량은 25kg*1m*4.2J/cal=60cal이다. 따라서 이 역기를 100번 들면 60cal*100=6kcal의 운동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철수가 소모한 에너지는 6kcal보다 크다.

① 들어 올리는 운동은 다시 내리는 운동을 필수로 수반한다. 100번을 들어 올린다는 것은 곧 100번을 다시 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내리는 데 드는 에너지까지 고려하면 역기를 한 번 움직이는데 드는 에너지 소모량은 6kcal보다 크다.

② 추가적으로 들어 올리는 무게가 있다. 역기를 들어 올릴 때는 역기뿐 아니라 팔도 들어 올리게 된다. 따라서 들어 올리는 무게는 팔의 무게도 고려하여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6kcal보다 크다.

③ 운동경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논거로 삼을 수 있다. 역기를 들어 올리는 경로는 실제로 직선인 1m가 아니다. 다양한 경로는 다양한 부위의 운동을 유발하는 등 추가적인 에너지를 더 소모시킨다. 역기를 들어올릴 때는, 팔뿐 아니라 다리와 허리도 쓴다. 그에 소모된 에너지도 고려해야 한다.

④ 6kcal는 활동대사량만의 개념이다. 이외에도 필수적으로 소모되는 기초대사량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활동대사량보다 기초 대사에 의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더 많다.

⑤ 운동으로 근육이 새로 생성되면 기초대사량도 증가한다.

[논제 2] 생물체와 비교하여 낮은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무엇보다도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생물체의 에너지 효율이 다른 기계장치보다 높은 이유는 에너지를 작은 단위로 저장한다는 점이다. 저장 단위가 작을수록 에너지 전환 과정과 사용 과정에서 손실이 적다. 포도당을 직접 쓰지 않고 그보다 작은 ATP 형태로 사용하면 불필요한 열에너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작은 에너지 단위를 사용할 수 있다면, 에너지 효율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 있다.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휘발유의 경우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손실이 상당히 많다. 또, 여기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엔진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냉각 장치를 따로 구동하고 있다. 따라서 저온에서도 연료를 태울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열에너지를 통한 손실을 잡을 수 있다. 또는 엔진구동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을 줄이는 것도 열에너지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열에너지 손실이 덜한 효율이 좋은 연료를 쓰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전지를 쓰거나, 태양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발생한 열에너지를 다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엔진에서 나온 열을 전기 에너지나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키면 된다. 인체에서도 물질의 재활용 회로가 있듯이 에너지를 재활용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자동차가 될 것이다.

사람의 경우는 온몸에 발전기인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여 필요한 기관에 직접 에너지를 전달한다. 반면, 자동차는 엔진 하나를 통해 전 기관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는 에너지를 일부 소실하게 되며, 손실의 총합은 상당히 크다. 만약 자동차 역시 각 기관에 독립적인 에너지 발생기관을 설치해서 자동적으로 이를 컨트롤하게 한다면, 인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정윤 스카이에듀 과학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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