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에 대한 오해와 편견①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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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안 읽어서 논술에 자신이 없다고?

논술에 대한 학생들의 가장 흔한 고민 중 하나가 ‘책을 많이 안 읽어서 논술에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접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는 논술 실력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 독서량은 배경지식의 기초가 되고 배경지식은 논거 제시능력의 기반이 된다고 볼 때 그런 걱정을 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독서를 열심히 해야 할까요? 이것은 수험생들에겐 난감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수험생 중에서 논술을 잘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은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논술에 필요한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우선 언어영역의 비문학 독해 공부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문학 독해 훈련은 논술 제시문 독해 훈련과 다르지 않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따라서 비문학 문제를 풀 때는 대강 읽어 문제의 답만 맞추고 넘어가는 식이 아니라 지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비문학 자체를 잘 푸는 공부이자 동시에 논술의 기초를 쌓는 공부이기도 한 것이지요.

논술의 논거는 읽은 책을 통한 배경지식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오히려 참신한 논거는 일상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활용해서 제시되는 것들입니다. 물론 일상의 경험 자체가 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일상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엮을 수 있을 때 적절한 논거가 되는 것이지요.

실례를 들어 볼까요? ‘부정적인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긍정적인 것을 사례를 들어 논증하라’는 논술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이 ‘어른들의 잔소리’를 예로 들었습니다. 보통은 ‘잔소리’를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인생을 먼저 산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는 애정과 걱정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논거는 다른 상투적인 논거에 비해 참신성이 돋보이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기출 논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하겠습니다.

논술에서 독서량이 힘이 된다는 점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지만, 독서량 부족 때문에 주눅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지금부터 수능 공부와 논술을 결합해서 공부하고, 일상 속에서 논거를 도출해서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연습을 시작하십시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것이 실전 논술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윤형민 스카이에듀 논술원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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