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들의 출신 대학도 하버드대, 존스홉킨스대 등 명문대 일색이다. 양적 성장에 한계를 느낀 국내 대학들은 최근 국제학부를 개설하거나 해외 교환학생을 늘리는 등 ‘국제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모색해 왔다. 이 같은 차원에서 국내 대학의 외국인 교수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국내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외국인 교수들은 외국어교실이나 어문계열 학과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으로 분류된 교수들도 대부분 교포 출신이다.
▽어문계열에 집중된 외국인 교수=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외국인 교수(교포 제외)는 2002년 917명에서 2006년 1778명으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전체 교수 중 외국인 교수의 비율이나 외국인 교수들의 계열별 분포를 들여다보면 수적 증가를 마냥 반길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임강사 이상 교원이 1753명인 서울대의 경우 외국인 교원은 67명으로 순수 외국인 교수 비율은 0.17%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교수의 3분의 2가 외국인 교수인 미국 명문대학들과 견주면 매우 낮은 수치다.
그나마 외국인 교원도 교양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강사를 뺀 전임 교원은 10명에 불과하다. 또 교포 출신이 아닌 순수 외국인 교수 중 비(非)어문계열의 교수는 단 3명이다.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외국인 교수가 5명에 불과하며 포스텍은 재료공학 2명과 수학과 1명 등 3명의 외국인 교수가 있다.
▽걸림돌은 비용=외국인 교수 채용의 장점은 국내 학생들에게 해외 유학을 가지 않고도 색다른 방식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또 외국인 교수들은 출신 국가에 따른 학문적 배경을 토대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유능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외국의 유명 경영학 교수들은 평균 20만∼3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며 “그러나 국내 대학들은 절반 수준인 1억 원 안팎밖에 줄 수 없어 이들 유명 교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문계열과 기초과학의 경우에는 임금 격차가 크지 않아 국내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홍종화 연세대 교무처장은 “경영대와 공대의 경우 톱클래스의 미국 교수들은 연봉이 높아 채용할 수 없지만 인문계열과 기초과학의 경우에는 영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의 한 보직 교수는 “서양사, 서양철학 등은 외국의 시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교수들이 외국인 교수 채용을 거부한다”며 “국내 대학들이 진정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교수들도 개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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