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연령별 심리학]<4>12∼13세 사춘기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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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들은 종잡을 수 없다. 어떤 때는 어른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어린애 같다.

아이들이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

이유 없이 짜증 부리고, 따지고 반항하고, 인터넷에만 몰두하고, 순간순간을 위해서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자녀 모습에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조건 아이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거나 야단쳐서는 안 된다. 아이도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것이다.

보통 12, 13세에 시작되는 사춘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여아가 남아보다 2년 정도 빠르다. 갈수록 시작이 빨라지는 것은 발육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사춘기는 뇌의 시상하부가 활성화되면서 신체에 성호르몬 생산을 증가시키라는 지시를 함으로써 시작된다. 신체 변화 외에 정서, 심리적인 변화도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은 아이들 자신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독자적인 신념, 가치, 의견을 내세우면서 부모에게서 분리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부모는 대부분 ‘내 인생은 아이 것, 아이 성취는 곧 내 성취’인 양 느끼지만, 아이들은 자기 취향과 방식대로 살기를 주장한다.

좋은 부모란 무엇일까?

자녀의 삶을 인정해 주고 부모라도 자녀를 통제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과를 세세하게 간섭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감독을 해 주는 게 좋다. 아이들이 남에게 자기 의견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부모에게도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걸 허용해 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필요할 때는 보호하되, 아이가 혼자 할 수 있을 때는 믿고 허락하는 것이다.

공부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집은 휴식처이지 학교의 연장이 아니다.

자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청소년들은 자의식이 증가하게 된다. 외모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기가 ‘상상 속의 관중에 둘러싸여 무대의 중앙에 서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가끔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도발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모두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믿는 착각 때문이다.

외모에 관심을 갖는 시기이니만큼 외모에 불만족하면 열등감, 우울감을 갖게 된다.

부모들은 자녀가 외모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얼마든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수용을 통해 ‘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스럽고 특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 주는 것이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결같이 아이를 지지해 주고 기다려 주는 게 필요하다. 사춘기, 그 기간은 영원하지 않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어느 봄날의 질풍노도일 뿐이다.

신민섭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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