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코멘트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글 싣는 순서(언어)

1

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여성의 미덕인가?

13

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역할과 사명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
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가) 이런 흰 옷, 특히 겨울에 입는 흰 솜옷 때문에 여자들은 아주 힘들고 끊임없는 노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루마기는 빨래를 한 다음 매번 뜯었다가 다시 꿰매야 하는데, 긴 솔기 중 어떤 것은 풀로 붙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바느질을 해야 한다.

한국의 농촌 여성들은 이 밖에도 온 가족의 옷을 직접 만들고, 온갖 음식을 만들고, 무거운 공이와 절구를 사용하여 벼를 찧고, 무거운 짐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장에 가며, 물을 길어 오고, 먼 거리에 있는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실을 잣고 베를 짠다. 게다가 이들은 예외 없이 아이를 많이 낳는데,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젖을 먹인다. 농촌 여성들은 삶의 즐거움이 별로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고된 가사 일을 며느리에게 물려줄 때까지 그저 묵묵히 일만 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들은 서른에 벌써 쉰 살은 먹어 보이고, 마흔 살이 되면 이가 거의 빠진다. 몸단장을 해야겠다는 생각마저도 아주 이른 나이에 잊어버리고 만다.

[국어 하 6단원 ‘외국인의 눈에 비친 19세기의 한국’]

(나) 삼삼오오(三三五五)) 야유원(冶游園)에 새 사람이 생겼단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 없이 나가서, 백마금편(白馬金鞭)으로 어디어디 머무는가. 원근(遠近)을 모르니 소식인들 어찌 알랴. 인연을 끊었다 한들 생각까지 없겠는가. 얼굴을 못 본다면 그립지나 말 것이지, 하루 열두 때가 길기만 하고 한 달 서른 날이 지루하기만 하구나. 창 밖에 심은 매화는 몇 번이나 피고 졌는가. 겨울 밤 차고 찰 때 자국눈 섞어 치고, 여름날 길고 길 때 궂은비는 무슨 일인가. 삼춘화류(三春花柳) 호시절(好時節)인데 좋은 풍경도 부질없다. 가을 달이 방에 비치고 귀뚜라미가 침상(沈床)에서 울 때, 긴 한숨 지는 눈물에 속절없이 생각만 많구나.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렵겠구나.

[문학 교과서 ‘규원가(閨怨歌)’]

*야유원(冶游園):기생집, *백마금편(白馬金鞭):좋은 말과 좋은 채찍, 곧 호사스러운 행장

(다) 대부분의 직장여성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계경영연구원이 1000대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여성 297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관련 직장여성 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 77%)은 자신이 자기 직장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8%는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10년 내 여성CEO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했다. ‘대체로 낮다’는 응답도 15%에 달해 직장여성 10명 가운데 7명은 ‘회사 내 유리천장(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문기사(2004년 7월 1일)]

<제시문 탐구 문제>

1. (가)는 19세기 한국 농촌 여성들의 노동 현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당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해야 했던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지적해 보시오.

2. (나)의 내용을 참고하여 조선 시대의 부부관계에서 여성의 지위는 어떠했는지, 또 그에 대한 여성의 의식은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시오.

3. (다)의 직장여성이 (가)와 (나)의 여성들의 처지에 있다면, 현실에 대해 어떤 비판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오.

<논제>

다음 조건에 따라 한 편의 완결된 논술문을 쓰시오.

1. 위의 세 제시문에 나타난 문제들의 공통적인 배경을 사회적 차원에서 논하고,

2. (다)를 참고하여 그 문제가 나타난 현실의 사례를 제시한 다음,

3. 2에서 자신이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논하시오.

<제시문 탐구 문제 해설>

1. (가)를 보면, 여성들은 가사 노동, 출산, 육아 등 당시 여성 고유의 일로 여겨졌던 것들 외에도, 남성들과 함께 농사일도 해야 했다.

2. (나)의 화자의 남편은 집을 나가 야유원(기생집)을 전전하면서 가정생활을 방기하고 있다. 이렇듯 무책임한 남편임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선 시대의 여성에게는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오로지 남편에 대한 순종만이 강요되었으며, 그러한 사회적 강제가 순종을 미덕으로 여기는 그 시대 여성들의 의식을 형성하고 있었다.

3. (다)의 설문은 오늘날 여성들의 양성 불평등에 대한 의식이다. 이러한 인식에서 보면, (가)에서는 집안일과 사회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비판할 수 있으며, (나)는 부부간의 불평등과 성 관념이 이중적인 잣대로 적용되는 전근대적 가치관의 문제점을 비판할 수 있다.

<논제 해설>

(1) 출제 의도: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사회구조, 그리고 그에 따른 양성 불평등의 문제는 형태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논제는 과거 봉건 사회의 여성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오늘날 여성들의 문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고찰해 보고자 하는 취지로 출제하였다. 또, 과거와 현재의 여성 문제가 그 본질에서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의 인습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밝힘으로써 양성 평등이라는 인류적 문제를 극복하는 기본적 시각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 논제 접근: 첫 번째 요구 사항은 ‘문제의 공통적인 배경을 사회적 차원에서 논하라’이다. 이는 여성에게 희생, 순종을 강요하는 불평등의 문제가 시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면에서 공통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사회적 차원 문제라는 의미이다.

그 다음으로는 ‘(다)를 참고하여 오늘날 현실의 사례를 제시한 다음, 그 문제의 해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의 양성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사례를 문제로 삼아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남녀 고용의 불평등 문제나 직장 내 여성의 승진에 대한 불이익, 육아에 대한 사회적 배려 문제 등의 사례를 첫 번째 요구 사항에 대한 답안과 연관지어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라는 취지이다.

요컨대, 첫 번째 요구 사항과 두 번째, 세 번째 요구 사항은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식의 흐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며, 문제를 보는 기본 관점은 사회구조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전문규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