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의 권유로 김 씨의 가족도 모두 보건소 단골이 됐다.
같은 구에 사는 친정어머니는 몸이 찌뿌드드하면 보건소의 한방과와 물리치료실을 찾는다. 여동생과 올케도 보건소에서 임신 진단과 검사를 받았고, 조카들이 예방접종을 하는 곳도 소아과가 아닌 보건소다.
김 씨에게 보건소는 이제 일 없이도 들러서 건강정보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 보건소 의사에게 스스럼없이 의료 상담을 요청하기도 한다.
병원보다 수준이 낮은 의료기관으로 인식됐던 보건소가 최근 금연 비만 클리닉, 체형 관리, 아토피 교실, 어린이 성교육 등 주민들의 필요에 딱 맞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렌드’에 발맞춘 서비스=서울 시내 각 자치구 보건소는 최근 경쟁적으로 특색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막 알려지기 시작한 질병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첨단 보건소로 인정받을 수 있는 주요한 사업이다.
중구보건소는 9일 ‘아토피 아동을 위한 교실’을 열고 아토피를 앓는 가족이 있는 가정의 모임을 주선한다. 중구보건소는 자세 불량으로 인한 척추측만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2005년부터 관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 검진도 해 오고 있다.
서초구보건소는 2월 관내 예비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검사와 상담을 했다.
▽성별 연령별 특화=노인 중년여성 어린이 직장인 등 성과 연령 직업군에 따른 서비스 특화도 보건소 추세다. 송파구보건소는 송파구의사회와 함께 관내 유치원생 3300여 명의 정기적인 건강관리를 해 주는 ‘세이프티 닥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광진구보건소는 생후 2∼12개월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전문 강사와 영양사, 담당 간호사가 체질별 마사지를 해 주고 어머니에게 마사지법을 가르쳐 주는 ‘아기 마사지 교실’을 열고 있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는 초등학생의 체력 증진을 위한 ‘튼튼이 교실’을 운영하는 한편 2004년부터 40세 이상 관내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검사와 암 교육을 묶은 ‘유방암 제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강남구보건소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건강증진센터의 프로그램 시간을 따로 잡아 준다. 같은 직장에서 15명 이상 체력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원하는 시간에 직장에 방문해 영양 섭취와 운동 방법에 대해 강의해 준다. 중구보건소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수화 통역자를 동반해 건강검진을 한다.
▽진화는 계속된다=보건소의 변화는 1995년부터 시작된 지방자치제도와 관계가 깊다. 지자체별로 보건복지부나 시의 방침에 따른 사업에 더해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매년 각 보건소를 평가해 우수 보건소에 별도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도 각 자치단체장의 보건소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보건소별 주요 프로그램 | ||
보건소 | 운영 프로그램 | 문의(02) |
강남구보건소 | 건강증진센터, 산모교실, 응급처치교실 등 | 3451-2500 |
서초구보건소 |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검사, 서초i사랑, 어린이집 성교육, 유방암 제로 프로젝트, 튼튼이교실 등 | 570-6576 |
광진구보건소 | 아기마사지 과정, 치매 스크린, 만성질환자 특별 관리 등 | 450-1300 |
중구보건소 | ADHD 검사, 아토피 교실, 척추측만증 검사, 영유아 5단계 관리 등 | 2235-0123 |
공통 | 비만·금연 클리닉, 건강 정보센터, ‘걷기 교실’ 등 체력 증진 프로그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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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보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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