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아!초등학교 5학년… 수학이 흔들린다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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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수학 문제가 어려워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의 기초를 다지지 못하면 중고교 수학 점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실력을 높이려면 암산 실력과 빨리 계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서강초등학교 5학년 수학 수업 장면. 박영대 기자
갑자기 수학 문제가 어려워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의 기초를 다지지 못하면 중고교 수학 점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실력을 높이려면 암산 실력과 빨리 계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서강초등학교 5학년 수학 수업 장면. 박영대 기자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수학이 제일 재미있다고 했어요. 4학년 때는 지겨운 곱셈과 나눗셈을 하면서도 싫다는 말을 안 했고요. 그런데 5학년이 되더니 도대체 누가 수학을 만들었냐며 짜증을 내요.”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대부분 이런 푸념에 공감하기 마련이다.

상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5학년이 되면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4학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대다수의 수학점수는 80∼100점이지만 5학년이 되면 점수가 곤두박질친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수학 성취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수학공부의 갈림길… 어떻게 하면 위기 탈출할까

○ 5학년 수학 왜 어렵나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인지능력 발달 수준에 맞춰 모든 과목의 난도가 높아지고 수학 문제도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자연수의 사칙연산을 바탕으로 계산하는 숫자가 커지고, 푸는 과정이 복잡한 문제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5학년부터 분수를 공부하게 되는데 약분과 통분,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과 뺄셈, 도형의 넓이 구하기 등이 모두 이때 등장하는 과제들이다. 분수는 가장 간단한 문제라도 4∼9번의 연산과정을 거치므로 암산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지 않으면 수학이 어렵고 지루해진다.

연산기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도 수학이 어려울 수 있다. 수와 연산기호의 의미를 모른 채 분수를 배우게 되면 원래 개념과 다르게 이를 사용할 위험이 있고 결국 문제의 뜻도 모른 채 풀이과정에 매달리게 된다.

특히 약수와 배수는 곱셈과 나눗셈을 잘 이해한 아이들도 풀기 어려운 단원인데 기초 개념을 세우지 못한 채 이 단원을 공부하면 오히려 수학 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교과서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교과서만 의지하는 경우에도 수학은 어려워진다. 초등수학 교과서는 익숙해질 때까지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사칙연산과 분수 같은 단원은 불과 몇 쪽인 반면, 방법만 알려주면 되는 큰 수의 연산에는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수학 교과서 1학년-가에 나오는 ‘덧셈과 뺄셈’은 암산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연습해야 하지만 4학년-가에 나오는 ‘큰 수’는 개념을 이해하고 계산만 할 줄 알면 된다. 덧셈 뺄셈 문제는 익힘책까지 합쳐도 200문제 남짓인데 이 정도로는 암산은커녕 덧셈 뺄셈을 제대로 익히기도 어렵다.

○ 어떻게 극복하나

암산 실력이 부족한 아이는 두 자릿수 덧셈 뺄셈 문제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1학년-가에 나오는 20 미만 두 자릿수 덧셈 뺄셈 문제를 하루에 30∼50문항씩 연습하되 20문항을 40초 안에 암산으로 풀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좋다.

구구단을 거꾸로 외우게 하는 것도 좋다. 구구단을 바로 외우기만 해서는 빠르게 곱셈을 하기 힘들다. 36초 안에 ‘9×9=81’부터 ‘2×1=2’까지 거꾸로 외우도록 연습하면 곱셈과 나눗셈이 놀랄 만큼 빨라진다.

간단한 연산을 자주 틀리는 아이는 연산기호의 의미를 숙지하게 해야 한다. 곱하기는 같은 수의 덧셈, 나누기는 뺄셈의 연속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알려주고 등식의 성질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12÷3’을 ‘12에서 3을 몇 번 뺄 수 있을까’하는 식으로 말로 풀어 설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

분수 문제를 잘 틀리는 아이는 약분과 분수 문제를 충분히 풀게 한다. 약분을 연습하면 최대공약수나 최소공배수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분모가 다른 분수의 연산도 능숙하게 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 분수 계산능력을 다진 아이는 잠시 방황하다가도 다시 성적을 회복할 수 있다.

비례식과 비율에 약한 아이는 이를 분수로 설명하게 하고 도형 문제를 어려워하는 아이는 공식을 외우기보다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 좋다. 도형을 직접 그리거나 잘라보게 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을 추리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문장형 문제에 약한 아이는 등호 괄호 등 수학 용어를 이해하고 긴 문제를 끊어 읽게 하는 것이 좋다.

‘초등 5학년 수학이 흔들린다’의 저자인 조안호 더블리치 수학캠프 대표는 “5학년은 평생 수학교육의 갈림길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며 “6학년이 되면 진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차므로 그 전에 약점을 찾아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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