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항일 유적지 복원 주민이 나섰다

  • 입력 2007년 3월 16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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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말 항일 의병의 격전지와 민족혼을 일깨운 배움터 등 보존 가치가 높은 유적지들이 지역민의 노력으로 복원되고 있다.

▽사적 지정 예고=전남도는 문화재청이 대한제국말 마지막 항일의병 거점지였던 전남 화순군 ‘쌍산의소(雙山義所)’를 국가지정 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화순군 이양면 증리마을 쌍산에 위치한 쌍산의소는 호남의병의 사령부 역할을 했던 호남창의소(湖南倡義所)가 있던 곳으로 무기를 제작했던 대장간 터와 화약을 채취했던 유황굴, 자연석으로 쌓은 의병성과 막사 터, 훈련장 등 의병활동 흔적이 남아 있다.

의병 유족과 지역 주민들이 대한제국말 의병사에 귀중한 문화유적이라며 복원을 추진해 왔다.

전남도는 이곳을 1994년 전남도 지방기념물 제153호로 지정했고 2005년 10월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한편 전남 해남군 대흥사 심적암과 성도암 복원도 추진되고 있다.

‘대흥사 심적암 복원 추진위원회’는 1907∼1909년 항일 의병들이 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대흥사 심적암과 독립운동단체인 전남운동협의회 사건 등 대대적인 항일운동이 일어났던 북평면 성도암을 항일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심적암은 왜군이 의병 60여 명을 무참하게 살해한 후 불을 질러 전소됐으며 독립운동단체의 거점인 성도암 역시 8채 건물 중 6채가 전소됐다.

성도암 복원을 추진 중인 성도사 무애 주지는 “항일 성지에 의병들의 활동 기록과 최초 농민운동의 역사적 사료, 유적을 전시하는 격전지 기념관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재 지정 시급=전남 보성군 복내면 봉천리 당촌마을 천인정(天인亭)은 민족자존의 상징물이다.

1925년 당시 주민들이 일제의 신사 건축 움직임을 막기 위해 건립한 강학소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문화재 지정이 안돼 지붕이 내려앉았고 기둥 곳곳이 금이 가는 등 훼손됐다.

문화재 지정과 복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천인정을 ‘항일정’, ‘항거정’으로 부를 정도로 주민들의 자긍심이 크다”며 “매년 4월 중순 천인정에서 출향인사와 주민들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행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올해 4000만 원을 들여 정자 뒷면 지붕 등 일부를 수리하고 문화재 지정을 위해 학술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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