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7개 지하철서 석면 검출

  • 입력 2007년 1월 22일 17시 03분


코멘트
서울 지하철 2~4호선 17개 역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

22일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노사 합동으로 석면 전문분석기관인 이티에스컨설팅에 의뢰해 지난해 말 지하철 1~4호선 역사 117개의 승강장 천장과 벽의 석면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17개 역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이 검출된 지하철 역은 2호선 시청, 을지로 입구, 상왕십리, 한양대, 삼성, 선릉, 교대, 서초, 방배, 낙성대, 신림, 봉천, 문래, 영등포구청과 3호선 충무로, 4호선 성신여대 입구, 숙대 입구 등이다.

특히 방배역 승강장 천장과 벽 마감재의 경우 석면 함유량이 15%와 20%로 나타났으며 신림역과 영등포구청역 천장 등 6곳에서는 백석면보다 발암 위험도가 수십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갈석면이나 청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17개 역에서 검출된 석면은 모두 전동차 운행에 따른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도포제로 사용된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2001년 이후부터 내부 방침을 정해 비석면 자재만을 지하철 공사에 사용하도록 했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역사에는 석면이 함유된 자재가 사용됐으며 소음 등을 줄이기 위해 도포제로도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광물질인 석면은 뛰어난 내화성과 함께 절연성을 띠고 있어 타일 등의 도포물질로 건축자재에 널리 사용되지만 대기에 누출돼 사람이 흡입하면 폐암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메트로는 이번 조사결과 석면이 검출된 역사를 '석면특별관리역사'로 지정해 매월 공기질 모니터링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역사 냉방화 공사 등 대규모 공사를 할 때 역사 내 석면함유 물질을 제거할 계획이다.

메트로 관계자는 "석면이 천장재의 도포 성분으로 사용됐지만 고형물질이라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2001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지하역사 내 공기 중 석면농도 조사에서도 모두 환경기준치(0.01개/㏄)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노조는 "지하철의 경우 항상 전동차가 운행하고 있어 큰 진동이 있으며 밀폐된 공간에서 냉난방 공사와 전기공사 등이 빈번하게 이뤄져 석면 훼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승객들이 직접 이용하는 승강장에서 석면이 사용돼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노동부와 서울메트로 등은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