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7 정시 논술 특집]서울교대 논술 문제 유형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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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논술이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논술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 성적과 함께 3대 전형요소의 하나다. 수능과 내신 성적이 이미 결정된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논술 실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시모집 논술은 대학별로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파악해 맞춤식 연습을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별 유형에 맞춘 연습문제를 싣는다.》

제시문 (가), (나)에는 소유에 대한 상반된 관점이 나타나고 있다. (가), (나)의 소유에 대한 관점과 그 의의를 알아보고, 현대사회에서 소유의 관념은 어떠해야 하는지 논술하시오. (1500자 내외)

(가) (상략)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찬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 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 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해 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서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 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蘭)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할까.(중략)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마음이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逆理)이니까.

[법정, ‘무소유’중에서]

(나) 모든 욕망은 진화의 손길로 다듬어졌다. 개체들의 생존과 종족의 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것들은 살아남은 것이다. 따라서 물욕을 억누르는 일은 힘만 들고 효과는 없다. 물욕의 본질을 바로 보고 그것과 타협하는 것이 순리다.

그리고 물욕이 크게 해로운 경우는 언뜻 생각하기보다는 훨씬 드물다. 돈은 대체로 사회에 필요한 일은 해야 벌 수 있다. 비록 어느 사회에서나 나쁜 짓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일찍이 새뮤얼 존슨이 말한 것처럼 뭐니뭐니 해도 돈을 버는 일에 매달릴 때 사람은 죄를 가장 적게 짓는다, 그리고 하이에크가 지적한 것처럼 사치는 물질적 풍요에 선행하는 현상이다.

사회와 문명은 욕망을 -그것이 성욕이든, 물욕이든 공명심이든- 버리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고 발전해 온 것이 아니다. 자식들은 자신보다 좀 낫게 살기를 바라면서 땀흘려 돈을 번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고 발전해 온 것이다. 이제는 그런 선남선녀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돈을 벌게 하라.

[복거일, ‘자연스러운 물욕’ 중에서]

곽용호 강남 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 통합교과 수석연구원

이민호 강남 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 통합교과 수석연구원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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