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연구가 英제인구달 방한 “연약한 새싹이 바위를 뚫죠”

  • 입력 2006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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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왼쪽)가 6일 이화여대 환경생태연구실에서 민족사관고의 ‘뿌리와 새싹’ 동아리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학생들의 환경보호 활동이 지금은 미약하지만 결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저명한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왼쪽)가 6일 이화여대 환경생태연구실에서 민족사관고의 ‘뿌리와 새싹’ 동아리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학생들의 환경보호 활동이 지금은 미약하지만 결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여러분의 작은 힘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인 영국 동물학자 제인 구달(72) 박사는 6일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환경생태연구실에서 민족사관고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날 모인 15명의 학생은 지난해 10월 민족사관고에서 만들어진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동아리 회원이다. ‘뿌리와 새싹’은 젊은이들이 앞장서 자연과 생명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구달 박사가 1991년부터 시작한 범세계적 환경운동이다.

민족사관고의 ‘뿌리와 새싹’ 동아리는 그동안 수도권의 대규모 공원들을 탐방해 왔다.

총 25명의 회원을 이끄는 회장 이재원(18) 양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곳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사람들이 다니도록 만들어 놓은 길이 동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9월 10일 연세대에서 열린 제1회 청소년 환경회의에서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0개 고등학교에서 12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 대회는 동아리 회원들이 스스로 조직해 개최한 것.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에 물꼬를 튼다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새싹은 연약하지만 바위도 뚫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뿌리는 새싹을 자라게 하는 든든한 기반이다.’

구달 박사는 “여러분(새싹)의 미약한 활동이 모이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뿌리)가 된다”며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현재 ‘뿌리와 새싹’ 동아리는 90여 개국에서 총 9000여 개가 활동하고 있다. 대만에는 480여 개나 된다. 미국에는 캘리포니아 주에만 1000개가량 있다.

이 양은 “한국에는 안타깝게도 민족사관고와 서울외국인학교, 이우학교 등 모두 3개뿐”이라며 “기부 위주나 정치적 목적의 환경단체보다 소박한 활동을 하는 우리 같은 단체가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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