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얼마나 고달프기에…OECD국가중 자살률 1위

  • 입력 2006년 9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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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지난해 26.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1만2000명이 자살했다. 하루 평균 33명, 약 44분에 1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암은 사망 원인 중 22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노인 자살률 특히 높아

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은 10년 전인 1995년(11.8명)의 2배가 넘는다. 2001년 이후 5년 연속 자살률이 증가했다.

한국은 2003년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4위였으나 2004년에 1위의 불명예를 차지한 뒤 2년 연속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자살의 성별 연령별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의 자살률(34.9명)이 여성 자살률(17.3명)의 2배에 이르며 나이가 듦에 따라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층의 자살률이 높아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노인 복지정책 미비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는 60대 54.6명, 70대 80.2명, 80세 이상 127.0명으로 노인 인구의 자살률이 20대(17.7명)와 30대(21.8명) 등 젊은 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이홍식 교수는 “자살 관련 상담을 해보면 노인들은 가족이 해체됨에 따라 부양 받지 못하는 데 대한 절망감이 가장 크다”며 “노인복지 문제에 정부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망 원인 부동의 1위는 암

지난해 한국의 사망자는 총 24만5511명. 하루 평균 673명이 사망했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이 여성보다 1.2배 정도 높았으며 50대 남성의 사망률은 같은 연령대 여성의 2.85배였다. 또 40대와 50대 남성의 간 질환 사망률은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각각 7.45배와 7.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1995년과 비교해 가장 많이 늘어난 사망 원인은 암이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995년 110.8명에서 지난해에는 134.5명으로 23.7명 늘었다. 지난해 종류별 암 사망률은 폐암(28.4명) 위암(22.6명) 간암(22.5명) 대장암(12.5명) 순으로 높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9.5명, 대장암이 6.7명, 전립샘(전립선)암이 2.5명 늘어났지만 위암은 3.9명, 자궁암은 0.6명 감소했다.

반면 가장 많이 줄어든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였다. 교통사고는 1995년 38.7명에서 지난해 16.3명으로 줄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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