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홍도 흑산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

  • 입력 2006년 7월 20일 06시 44분


코멘트
‘홍도와 흑산도는 국내 미기록종 조류의 보고(寶庫).’

국내에서 한 번도 관찰되지 않거나 서식 기록이 없는 희귀 철새들이 홍도 등 서남해안 일대에서 잇따라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월 홍도에서 꼬까울새가 발견된 지 두 달 만인 5월 대흑산도에서 집참새가, 홍도에서 목점박이비둘기가 추가로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집참새는 1990년대 말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예쁜 자태를 드러낸 적이 있으며 목점박이비둘기는 인도, 중국 남부 등 동남아 아열대성 기후에 서식하는 조류다.

꼬까울새는 시베리아 서남부, 이란 북부, 아프리카 북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 남쪽으로 이동한다.

1997년 이후 10년간 국내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조류는 총 68종. 이 가운데 홍도 일대에서 확인된 조류는 23종으로 전체의 34%나 된다.

홍도 인근에서 미기록종이 많이 발견되는 것은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이기 때문이다. 또 탐조 인구가 늘어나고 조류 전문기관이 설립된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홍도는 남쪽 월동지와 북쪽 번식지를 찾아 떠나는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임무를 교대하는 ‘환승역’으로 국내 확인 조류의 60%에 가까운 300여 종이 홍도를 거쳐 간다. 또 면적이 6.47km²로 좁아 조류 관찰이 쉽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의 철새 관련 상설 연구기관인 ‘국립공원철새연구센터’가 홍도에 문을 연 것도 이런 입지 조건 때문이다.

철새연구센터는 환경 생태 전문가 8명이 상주하면서 한국과 동북아시아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그 결과를 활용해 국제 학술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그동안 국내 미기록종인 긴다리사막딱새, 얼룩무늬납부리새, 흰머리바위딱새, 얼룩무늬납부리새, 가면올빼미새, 북방쇠개개비 등을 발견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