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격전지]울산 동구…勞心이냐 鄭心이냐

  • 입력 2006년 5월 29일 06시 22분


코멘트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노동자 밀집지역이이서 1997년 7월 울산광역시 승격 이후 실시된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노동계 인사가 승리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이자 사용자인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13대 총선(1988년)부터 지금까지 내리 5선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노동계 출신 인사가 구청장에 당선되느냐가 관심거리다. 그동안 구청장 선거에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던 정 의원이 전 경남도의원 출신인 무소속 정천석 후보를 지원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원배 후보가, 한나라당에서는 울산시청 서기관으로 퇴임한 박정주 후보가 출마했다. 민주노동당은 울산시의회 예결위원장을 지낸 김종훈 후보를 내세웠다.

열린우리당 김 후보는 “참신하고 소신있는 젊은 후보가 당선돼야 동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나라당 박 후보는 “유권자들은 무능한 민노당 출신 구청장에게 싫증났기 때문에 울산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해온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노당 김 후보는 “정몽준 의원이 약 20년간 국회의원을 독점하면서 균형과 견제가 이뤄지지 않아 지역이 낙후되고 있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노동자 서민을 위한 구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정 후보는 “이 지역 토박이로 수십년 간 다져온 고정표와 정 의원의 지지표가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며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손발을 맞추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청장 선거는 ‘정심(鄭心·정 의원의 지원)’과 ‘노심(勞心·노동계의 지원)’, 한나라당의 바람 간에 3파전으로 전개되면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각 당과 정 의원 측도 이 지역을 영남권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보고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