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땐 떠나도 ‘이직 매너’ 지켜라

  • 입력 2006년 5월 6일 03시 02분


코멘트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던 김모(35) 대리는 지난해 말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더 높은 연봉을 주는 경쟁회사로의 이직(移職)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곧 떠날’ 회사에 대한 애정은 빠르게 식어갔다. 병치레 등을 핑계로 결근하는 일도 잦아졌다. 그의 업무는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였다. 동료들은 ‘일 잘하던’ 김 대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의아해했다.

김 대리는 올 초 회사에 이직 사실을 알렸다. 사표를 내기까지 불과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회사 측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러웠지만 “갈 곳이 있다”는 그를 말릴 방법도 없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김 대리는 새 직장에서도 사표를 냈다. 그동안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평판 조회’가 철없는 파랑새 막는다

기업들이 입사한 지 1, 2년이 안 돼 직장을 그만두는 ‘파랑새’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즘에는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경력직원을 뽑을 때 전 직장에서 그의 평판이나 이직 과정이 어땠는지를 알아보는 평판 조회(레퍼런스 체크)를 활용한다.

퇴직하면서 회사에 피해를 주거나 도덕성 등의 문제로 회사 분위기를 흐릴 수 있는 인재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뒷조사’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는 “이직자가 늘어나면서 외국계 회사에서 주로 하던 평판 조회가 국내 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판 조회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면접 과정에서 감점 요인이 되거나 아예 탈락하기도 한다.

김 대리도 그런 케이스였다. 평판 조회에서 전 직장에서 보여 준 불성실한 이직 과정이 문제가 됐다. 소문은 김 대리의 새 직장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를 견디다 못한 그는 또다시 사표를 쓸 수밖에 없었다.

○ 퇴직 전 업무 인수인계가 중요

기업의 경력자 선발 과정이 치밀해지면서 직장인에게도 ‘이직 매너’는 이제 필수가 됐다.

5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69명의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경력자들이 이직할 때 지켜야 할 중요한 것’을 물은 결과 ‘업무 인수인계 절차 마무리’(18%)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이직 사실을 알린다’(16.9%), ‘회사 기밀을 유지한다’(14.2%) 등의 순이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