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BK21’ 후폭풍…탈락한 학과들 전전긍긍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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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BK21사업 인력양성 지원액
구분지원액(월)지원 대상
대학원생석사과정생: 50만 원1만8500명
박사과정생: 90만 원
신진연구인력박사후 과정생: 200만 원2400명
계약교수: 250만 원

두뇌한국(BK)21 2단계 사업 선정 결과가 발표된 27일 전국의 대학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등 술렁거렸다.

연구비를 받지 못한 대학이나 학과는 당장 위상에 영향을 받는 데다 장학금을 주지 않을 경우 우수한 대학원생을 유치하기 어려워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간판만 믿으면 낭패=전체 예산의 17.3%인 497억 원을 가져간 서울대는 1등을 차지하긴 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하다는 평가다.

과학기술 분야는 15개 사업단이 모두 선정됐지만 인문사회 분야는 18개 사업단 중 10개만 선정됐다. 외국어 영역에선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사회·인류 영역은 고려대 연세대에 밀렸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관계자는 “특정 대학 편중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한 것 같다”며 “개인별 과학논문색인인용(SCI)급 논문 편수, 교육 여건 등 정량 평가에 비해 주관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는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점수가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정량 평가에서 앞서도 사업계획서 작성 등 정성(定性) 평가에서 연구계획서를 쓰듯이 대충 작성해 탈락한 대학이 많다”고 말했다.

세간의 대학 평판과는 달리 실적이 저조한 일부 대학은 충격이 더욱 컸다. 27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장회의에는 일부 주요 대학이 불참하고 BK 선정 결과를 화제로 꺼내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것.

평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서울의 한 사립대학 총장은 “우리 대학 평판에 비해 실적이 저조해 자문회의에서 얼굴을 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약진한 성균관대(158억 원) 부산대(158억 원) 인하대(68억 원) 건국대(39억 원) 등은 잔칫집 분위기이다. 건국대는 자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성균관대는 그동안 과감한 구조조정, 우수교원 확충, 대학 대응투자 대폭 증액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원생 쟁탈전 예고=대학원생들은 학부생과는 달리 대학의 명성보다는 장학금을 얼마나 주는지를 비교해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학원 서열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40개 사업단 중 27개가 선정돼 안도했다”며 “특히 지방대는 대학원생 충원이 어렵고 학생이 없으면 연구실적도 저조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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