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학로를 大學路 답게”…소공원 12곳 조성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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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대학로가 대학로답게 탈바꿈한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거리∼이화동 사거리 구간이 문화지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재정비되는 것.

최근의 대학로는 공연예술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며 유흥시설이 늘고 있다. 먹을거리 상가, 복합 상영관 등이 늘어나는 대신 기존의 공연장마저 상업시설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종로구는 2003년 7월부터 대학로를 대학로답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종로구가 다음 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대학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은 △대학로 공간특성 보존 △문화환경 조성 △보행환경 정비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문화기능 권장, 상업기능 순화=재정비안에 따르면 종로구는 문화시설을 권장하기 위해 높이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학로는 이전에도 용도, 층수, 개발규모 등에 대한 지침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용도관리가 어려워 불허한 상업시설이 들어오거나 문화시설이 퇴출되더라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재정비안이 확정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바닥면적 300m²(약 91평) 이상의 공연장이나 100m²(약 30평) 이상의 전시장을 만들 경우 1개 층(4m) 높이를 완화해 준다. 또 전용문화건물을 지으면 높이와 함께 최대개발규모가 1,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1000m²(약 303평), 기타용도지역 1200m²(약 363평)까지 완화된다.

반면 상업시설을 지을 때는 규모별로 용적률 적용 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한편 대학로 대로변 동쪽 동숭동 일대는 비디오방, PC방, 노래방을 규제해 문화 중심지로, 서쪽 대명거리는 상업 중심지로 각각 꾸밀 계획이다.

▽다양한 공공문화 공간 확보=대학로의 상징인 마로니에 공원은 시설이 무계획적으로 배치돼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종로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대의 주변 자투리 공간을 매입해 공원의 걸림돌을 제거할 방침이다. 또 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 연계해 안내센터와 야외무대도 조성한다.

혜화동 대명거리 입구에는 청소년 문화센터를 만들고, 대학로 곳곳에 작은 공원도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종로구는 혜화동 179-4 등 공공소유의 빈 땅에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 앞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작은 공원 12곳을 만들기로 했다. 공간을 제공하는 민간소유 건물주에게는 리모델링비도 지원한다.

▽걷고 싶은 거리 조성=서울대 의대 본관, 혜화동 성당, 샘터, 한국국제협력단, 하늘땅 소극장, 아르코 예술극장·미술관 등 대학로에는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물들이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이 7개의 건물을 등록문화재 수준으로 관리해 4분의 1 이상 외관 변경을 금지하는 한편 세제혜택 등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로 건축물의 모범으로 삼아 다른 건물에도 붉은색 벽돌, 오픈형 출입구 등을 권장할 방침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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