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4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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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다음 제시문 (가), (나)를 읽고 공통된 주제를 찾아 설명하고, 이를 글(다)에 적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제시문은 이지논술 3월 28일자 5면 또는 이지논술 사이트 참조]

■ 학생글

김동현·대구 침산중학교 2학년

제시문에서 말하는 공통된 주제란 양심의 특성과 본성이다. 양심은 그것을 어길 때 그만 한 자기 자신만의 잘못을 알게 되고, 그러한 행동을 자꾸만 하게 되면 양심의 기능을 잃게 되고 안도감에 취하게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가)에서 말하는 바는, 양심의 특성과 본질 중 자신 스스로의 자각을 말해주고 있다. 이 특성은 우리의 사회가 그래도 꿋꿋이 살 수 있는 원동력이자 기둥이다.

(나)에서 말하고자 하는 양심의 특성은, 양심의 특징에 관한 설명이다. 양심은 (가)에서 살펴봤듯이, 자신의 마음에서 자꾸 찌르는 것이다.

(다)의 고등학교는 위의 두 가지 특성을 학생들에게 적용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부정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그 행동을 저지하고, 그 자기 마음속의 구속이 뾰족한 ‘양심’의 기능을 잘하도록 뾰족한 것을 더욱더 날카롭게 하여 준다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에서 나오는 양심이란 사회와 모두를 위해 제 기능을 해야 하고, 그것은 윤활유가 되고, 사람들은 그것을 평소에 녹슬지 않도록 닦고, 그것을 잘 이용하여 생활과 현실에 써야 한다.

나지윤·서울 백석중학교 1학년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갈등 중 하나는 양심과의 갈등이다.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주제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양심의 조언과 충고를 따르며 산다면 우리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양심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익은 일시적이지만, 정신적인 만족감은 우리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불우한 어린 시절이 있었으나 천재적인 작가였던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서 우리는 양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고 내적인 갈등을 겪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양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 후에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린 일로 계속 후회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면 글 (다)의 무감독고사는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의 양심에 맡기는 것은 요즘 보기 드문, 아름다운 행동이다. 사회를 이루고 있는 원소 하나하나인 우리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우리 학교에서도 무감독고사를 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 총평

항상 강조하지만 제시된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논술의 기초이다. 논제가 요구하고 있는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주제는 양심이다. 하지만 공통점이라고 하는 것은 차이점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에만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양심, 자유, 행복과 같은 윤리적인 주제들을 다룰 때에는 그 차이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개념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윤리의 추상적인 주제들은 수학만큼이나 발달된 추상적인 사고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동현 학생의 ‘양심의 특성과 본질’은 제시문 (가)와 (나)에서 나오는 양심을 구분하려는 시도가 보였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또한 다른 학생들의 글에서 나타나는 ‘제시문 그대로 옮기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제시문 (가)를 양심의 특성과 본질 중 ‘자신 스스로의 자각’이라고 말한 것에 대하여 스스로의 자각이 양심의 특성에 속하는 것인지 본질에 속하는 것인지 구분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글 (나)는 양심의 특성을 나타내는 비유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는 외적 양심의 기준이고, (나)는 내적 양심의 기준을 말하는 것이다.

나지윤 학생의 글은 비교적 무난하게 쓴 글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인용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때 다른 사람의 글을 너무 많이 인용하는 것은 권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적절한 인용은 글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글을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함께 책 제목까지도 적어주면 더 좋을 것이다.

한편 (가)와 (나)의 제시문을 너무 많이 인용해 왔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600자 논술에서 본문의 내용을 너무 많이 인용할 경우 자신만의 의견을 개진해 나가는데, 혹은 창의적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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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있는 ‘다음논제’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잘된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 → 중학논술 →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Middle/Clinic/)

■ 다음논제 - 써서 보내요

글 (가)는 소설 ‘갈매기의 꿈’의 일부이다. 여기서 조나단은 아버지가 권하는 삶과 자신이 원하는 삶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 글 (나)를 참고해, 자신이 조나단이라면 어떠한 삶을 택할지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제시문

(가)“너는 왜 다른 갈매기 떼처럼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니? 저공비행 따위는 펠리컨이나 신천옹에게 맡길 수 없니? 그리고 너는 왜 잘 먹지를 않니? 너무 말라서 이제는 뼈와 깃털뿐이잖니?

“뼈와 깃털만 남아 있어도 상관없어요. 어머니.

저는 단지 창공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저는 단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봐라, 조나단.”

그의 아버지는 타이르듯이 말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겨울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고기잡이하는 배도 거의 없어지고 얕게 놀던 물고기도 점점 물속 깊이 헤엄치게 된다. 만일 네가 꼭 배워야만 한다면 먼저 먹이를 구하는 것부터 배우는 게 어떻겠니? 물론 네가 하고 싶은 비행술을 익히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창공을 비행하는 것만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잖아…. 네가 나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알겠지?”

조나단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며칠간 그는 다른 갈매기처럼 행동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정말로 다른 갈매기와 어울려 먹이를 얻으려고 선창가와 고깃배 주위를 날며 끼룩끼룩 소리를 지르고 싸우면서 고기나 빵 조각을 찾아 재빨리 날아 내리곤 하였다. 그러나 조나단은 그러한 일을 해낼 수가 없었다.

‘이것은 정말 부질없는 짓이야’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힘들여 잡은 멸치를 자기를 따라 오는 늙고 굶주린 갈매기에게 떨어 뜨려 주었다.

‘이런 시간을 모두 나는 법을 연구하는 데 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배울 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많지 않은가!’

[리차드 바크·‘갈매기의 꿈’ 중에서]

(나)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뛰어난 점은 무엇인지,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어 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아(自我)라고 한다.

그러면 자아를 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나의 자아를 안다는 것은, 먼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뜻이다. 우리는 대개 자기가 원하는 것, 즉, 소망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안다고 믿지만, 실제로 스스로 원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난 후에 내가 원했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고 후회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을 막연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아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도 그에 따른 능력이 부족하면 이루어 낼 수 없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것을 하려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결국 실패하게 된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아는 것은 자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편, 나는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사회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행동과 해서는 안 될 행동이 있다. 또,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이 있고, 반드시 해야 하지만 능력이 미치지 못해서 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사회적 존재로서 내가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 때, 비로소 자아를 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학교 1년 도덕 40∼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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