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위기의 인천항<2>가시밭길 민자 부두 개발

  • 입력 2006년 2월 23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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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오후 인천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남항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ICT에 입항한 싱가포르∼말레이지아∼홍콩 순환 화물선 ‘현대 블라디보스톡호’(2만 t급)에 대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갑문을 통해 입출항하는 인천항과 달리 대형 화물선이 수시로 접안이 가능해 화물하역이 신속히 이뤄지고 있었다.

부두 야적장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잇따라 내려놓자 컴퓨터 위치 지정시스템을 장착한 야드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4, 5단씩 쌓아 올렸다.

블라디보스톡호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1500TEU(1TEU는 20피트짜리 1개)에 대한 하역작업은 12시간 만에 끝났고 곧바로 또 다른 화물선이 접안했다.

ICT는 국내 항만건설 사상 첫 외자유치를 통해 2004년 7월 개장됐다. 상가포르항만공사(PSA)와 삼성물산이 1260억 원을 공동 투자해 1개 선석을 먼저 완공했으며 2008년과 2010년 각각 1개 선석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곳에서 처리된 컨테이너는 지난해 인천항 전체 물량의 29%인 33만5000TEU.

컨테이너 전용부두는 인천 내항에 4개 선석과 남항에 4개 선석 등 총 8개가 있지만, 첨단시설을 갖춘 ICT의 하역 효율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송도 신항(남외항)과 남항, 북항 등의 민자부두 유치는 전국 항만 물동량 예측치 등에 대한 이견으로 그리 순조롭지 않은 형편이다.

해양수산부는 2011년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인천항 227만8000TEU, 부산항 1510만4000TEU, 광양항 691만3000TEU로 예측했다. 이를 근거로 항만 개발 및 운영비를 배정하는 ‘항만개발계획’이 올 상반기 중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물동량 산출 근거에는 송도 신항에서 처리될 물동량이 제외됐고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북한 물동량을 축소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고남석 감사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8년경의 300만TEU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 예측치는 이보다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민자 건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로망 등 기반 시설 예산을 신속히 배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주변에 부두시설 64개 선석과 배후단지 289만 평을 단계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송도 신항 사업의 경우 외자와 국내 자본 1조1798억 원을 유치해 컨테이너 부두와 배후단지를 건설하기로 했으나 정부 투자분이 확정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북항개발사업은 정부의 투-포트 정책으로 인해 5년 이상 지연돼왔다.

연안부두와 인천내항에 있는 여객터미널을 통합시키고 관광선 부두를 조성할 국제여객부두는 방파호안 등에 대한 정부 사업비(3546억 원)가 확정돼야 사업자 공모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희제 기자 min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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