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롱가(啞耳聾歌)’라는 제목의 이 아리랑은 근대기 계몽소설인 1908년 작 ‘몽견제갈량(夢見諸葛亮)’의 필사본 뒷부분에 수록돼 있다. 아리랑 전문가인 한민족아리랑연합회의 김연갑(金煉甲) 상임이사가 최근 발굴해 공개한 이 작품은 5쪽 분량이다.
이 아리랑의 내용엔 외침을 물리치고 탐관오리를 징벌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기원이 담겨 있다. ‘몽견제갈량’ 필사본이 1908년 작이며 ‘단발’ ‘양왜’ 등의 문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대한제국 말에 불렸던 아리랑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의 의미는 최초의 가사체이며 분량이 가장 긴 아리랑이라는 점. 아리랑 전문가 박민일(朴敏一·국문학) 강원대 명예교수는 “일제 침략기, 세상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분량이 늘어났고, 귀에 익숙한 가사체를 택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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