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原電물이 양식에 더 좋아요”

  • 입력 2005년 5월 31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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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의 온배수(溫排水)가 동해 어자원을 키우는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김옥경·金玉經)는 26일 지역 어민 100여명과 함께 길이 8cm의 새끼 참돔 40만 마리를 발전소 앞바다에 풀어줬다.

또 지름 4cm의 새끼 전복 10만 마리는 양남과 감포 등 주변 지역의 어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모두 4억3000만원어치다.

이날 바다로 돌아간 치어들은 월성원전 1호기 옆에 있는 ‘온배수 양식장’에서 자란 것이다.

온배수는 원자력을 비롯해 화력발전소나 일반 산업시설에서 냉각수로 사용한 뒤 배출하는 따뜻한 물.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전의 경우 온배수는 보통 바닷물보다 온도가 7도가량 높은 평균 22도 상태로 빠져나온다.

월성원전은 1998년 발전소 안에 1600평 규모의 온배수 양식장을 설치했다. 바다로 들어가는 온배수가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잠재우고 어자원도 늘리자는 뜻에서 마련했다.

1999년 10월 새끼 돌돔 5000여 마리 방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300만 마리(21억원 상당)의 돔, 우럭, 전복 등이 동해로 돌아갔다.

원전 온배수를 이용한 어류 양식은 1970년대에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시작됐다.

월성원전 김면배(金勉培) 해양기술과장은 “온배수 양식장의 수온이 양식 조건에 더 적당해 어류의 생존율이 높고 성장도 잘 하는 편”이라며 “앞으로 어민들과 함께 양식기술을 고도화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민들은 이 양식장이 어민 소득에 직접 도움이 되려면 규모를 확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류행사에 참여했던 경주수산경영인연합회 한상초(韓相樵·52) 회장은 “온배수가 어류 양식에 적절한 것으로 검증된 만큼 ‘자원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처럼 온배수를 이용한 해상 가두리양식장을 설치해야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기의 발전시설을 가동하는 월성원전은 냉각수로 하루 1400만t의 바닷물을 사용하며 이 가운데 2400t을 온배수 양식장에 활용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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