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위기의 택시업계

  • 입력 2005년 5월 25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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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구의 택시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 하반기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과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등으로 승객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택시는 지난해 5월 현재 법인택시 6980대, 개인택시 1만20대 등 총 1만7000대로 인구 149명당 1대 꼴이다.

이는 대전(160명당 1대), 인천(200명당 1대), 광주 (171명당 1대), 울산(202명당 1대) 등에 비해 인구당 택시 비율이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주행거리 중 승객을 태우고 다닌 영업거리 비율(실차율)도 전국 7대 도시 중 대구가 52%로 가장 낮은 실정이다.

특히 9월 중 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대구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고 10월 중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 택시 승객이 현재보다 20∼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택시 운전사 부족으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대구 S택시 대표 김모(56) 씨는 “택시를 몰겠다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 전체 보유 택시 100대 가운데 15대 가량은 항상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인택시 운전사의 월급(2교대 기준)도 평균 78만 원 수준으로 열악한 편이다.

택시연료인 LPG 가격 인상도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

LPG 가격은 2002년 11월 기준 L당 542 원에서 현재 724 원 수준으로 33.6% 올랐다.

대구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LPG 인상분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너무 적어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없다”며 “2002년 2월에 책정된 현행 기본요금(1500 원)도 올려야 하나 요금인상으로 인한 승객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시 박창대(朴昌大) 대중교통과장은 “지역에서 운행되는 택시가 포화상태라는 여론에 따라 지난해 4월 법인택시는 8부제에서 6부제로, 개인택시는 4부제에서 3부제로 조정해 하루 1125대의 ‘감차 효과’가 발생했지만 부제 조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계명대 김기혁(金基赫·교통공학과) 교수는 “택시의 실차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며 이를 위해 운행 중인 택시 수를 줄이는 데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며 “택시회사의 경영을 합리화하고 업계간 서비스 경쟁을 유도해 승객 이용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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