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5주년]“筆이 通해야” 비즈니스 글쓰기 성공전략

  • 입력 2005년 3월 31일 18시 25분


코멘트
사진 제공 김익수 교수
사진 제공 김익수 교수
글 잘 쓰는 인재와 조직이 높은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되었다. 필자는 이를 두고 ‘필통(筆通)의 시대’(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상대방을 보다 빠르게 이해시키고 설득할 줄 아는 글쓰기 능력이야 말로 다변화된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고차원의 업무능력이다. 직장인들이 꼭 알아 두어야 할 글쓰기 전략의 핵심 포인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살펴라

보고서, 제안서와 같은 사내 업무문서는 물론이고 제품 설명서나 안내문, 그리고 보도자료 같은 홍보 문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 문서는 보고를 받는 사람, 혹은 이를 읽을 독자가 있다.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내 맘대로 써서 보고할 테니 알아서 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든 글에는 반드시 독자가 있다. 독백의 글도 자기 자신이 독자가 되는 만큼,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먼저 살피고 그들의 성향과 특성을 감안해 글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급에 따라 설득 논리를 차별화하라

보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 내부 문서의 경우 보고를 받는 사람의 직급에 따라 논리를 차별화해야 한다. 직급에 따라 역할과 의사결정권의 비중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간관리자나 실무자가 경영자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때에는 설득의 관점에서 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반면 경영자나 중간관리자가 실무자를 상대로 지시 문서를 작성할 때에는 교육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 것이 좋다.

결국 자신의 위치에 따라 ‘경영자-설득, 중간관리자-설명, 실무자-교육’의 관점에서 글을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반드시 해결책을 제시하라

해결책 없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이들이 있다. 말 그대로 ‘보고’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고서에 ‘무능력’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제출하는 것과도 같다. 상사는 어떠한 내용의 단순 보고만을 원하지 않는다. 사실 보고와 함께 담당자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보고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직책을 주어 해당 업무를 맡긴 것 자체가 일을 그렇게 해달라고 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제목에 승부를 걸어라

제목은 문서의 99.9%를 차지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밋밋한 제목과 가치 있게 작성된 제목의 차이는 그만큼 크다. 감각적이고 가치 있게 작성된 제목은 상대방을 강하게 유혹한다. 실제 제목의 역할은 독자를 유혹해 본문을 읽게끔 하는 것이다.

잘 씌어진 제목은 신문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문기사의 제목은 짧고, 강하고, 자극적으로 작성되어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챈다. 또 함축적 표현으로 독자가 본문을 다 읽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제목은 이처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쇼 윈도처럼 작성되어야 한다.

○핵심 요약문을 준비하라

장문의 보고서나 제안서의 경우 보고받는 사람이 검토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 읽고 나서야 결론을 알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보고자는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것과 함께 장문의 내용을 1쪽 내외로 요약한 핵심 요약문을 준비해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항공우주국(NASA)은 아무리 중요한 사안이라도 1쪽으로 요약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 기업조직에서도 핵심 요약문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문학적 글쓰기와 비즈니스 글쓰기의 차이점 비교
문학적 글쓰기비즈니스 글쓰기
피보고자가 없다피보고자가 있다
대체로 주관적이다사실적이고 객관적이다
은유, 비유 등의 묘사가 자유롭다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체를 사용한다
독자가 불특정 다수이다독자가 타깃화 된 특정 다수 또는 일부이다
정확한 메시지를 주지 않아도 된다메시지가 정확해야 한다
의미를 과장하거나 함축해도 좋다2가지 이상의 해석이 나와서는 안 된다
장문의 글도 좋다이해가 빠른 단문이어야 한다
미괄식인 경우가 많다두괄식인 경우가 많다
굳이 독자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반드시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김익수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부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