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화수1·화평동

  • 입력 2005년 1월 3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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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 공원의 이름인 ‘화도진’이 무슨 뜻인가요?”(초등학생)

“이 곳은 바다 쪽으로 길게 뻗쳐진 육지를 뜻하는 ‘곶’의 모양이어서 ‘곶섬’으로 불리다 ‘꽃섬’이 됐어요. 옛날에 군사기지로 사용됐기 때문에 이를 한자로 ‘화도진(花島鎭)’이라고 표기한 것입니다.”(교사)

인천 동구 화수1·화평동 주민들은 시 지정 기념물 2호로 지정된 화도진공원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인천지역 어린이들이 역사 체험을 위해 자주 찾는 이 공원은 개화기 외세에 대항한 호국 의지가 서려있는 곳이기 때문.

1879년 고종은 인천 앞바다에 일본 군함을 비롯해 외국 선박이 자주 출몰하자 외세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화도진을 설치했다.

당시 병사와 함께 무기고까지 배치됐지만 3년 뒤 청나라의 지원을 등에 업은 미국의 개항 요구를 받아들여 이 곳에서 ‘한미(韓美)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

그 후 군제가 개편되며 헐렸지만 인천시가 1988년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화도진도(花島鎭圖)’를 바탕으로 당시 병영과 군사들이 사용하던 우물 등을 복원해 공원으로 만들었다.

2만여 그루의 철쭉이 활짝 피는 매년 5월 공원에서 화도진문화제가 개최된다. 구한말 고종이 어영대장을 인천에 내려 보낸 행차 장면을 재현하고 전통무예 공연, 조선병기전시회 등을 연다. 조선시대 감옥 및 형틀 체험행사와 주먹밥 무료시식회도 열린다.

동구는 공원의 동헌마당을 전통혼례식장으로 개방하고 전통혼례에 필요한 비품도 빌려주고 있다.

공원 옆 화도진도서관은 1988년 건립된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개화기 인천과 관련한 역사자료 등 16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항문화자료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쟁반만한 크기의 그릇에 냉면을 담아 줘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한 냉면골목이 조성돼 있기도 하다. 가격도 3000∼3500원으로 싸다.

주민자치위원장 유재철 씨(64)는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화도진 언덕에 올라서면 영종도와 작약도 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며 “개항기 인천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동네”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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