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봉사활동 어떻게]가까운 곳 정해 꾸준히…나눈만큼 성숙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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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연희중학교 학생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박스용 손잡이로 사용할 끈을 조립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연희중학교 학생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박스용 손잡이로 사용할 끈을 조립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이렇게 끈을 잡고 당겨서 고리에 끼우면 돼요.”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서울 연희중학교 1, 2학년 학생 4명이 장애인들과 함께 박스용 손잡이로 사용할 끈을 조립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친구가 됐다.

이 일에 익숙한 이상규씨(25·정신지체)가 학생들에게 조립 방법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설명에 맞춰 일을 하자 이씨는 “잘했다”고 칭찬하며 활짝 웃었다. 2학년 박세준군(14)은 “빨래 청소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며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밝은 표정으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보면 봉사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봉사활동 기관을 알아보며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봉사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에 포함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다.

● 중고생 연 10시간 의무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르면 중고교생은 정규 수업시간 가운데 학년별로 10시간을 봉사활동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 시간은 봉사활동에 대한 사전교육, 사후평가, 봉사활동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중학생은 학년별로 8시간 이상, 고교생은 학년별로 1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중학생은 봉사활동의 점수가 학생부 성적에도 반영돼 연간 봉사활동 시간이 정규 수업시간 10시간을 포함해 18시간 이상이면 8점, 15∼17시간 7점, 15시간미만은 6점을 받는다. 중학시절 봉사활동을 꾸준히 18시간씩 했다면 총 24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고교생은 봉사활동이 점수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대학 전형에서 학생부 비교과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들이 많다.

● 봉사기관 찾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봉사활동 기관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관공서에서 지정한 곳이 아니더라도 비영리단체라면 어디서든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환경 인권 등 관심 분야가 있다면 관련 시민단체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다.

서울 경희여중 남효정 교사(40)는 “먼 거리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기관을 정해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며 “봉사활동을 하려면 반드시 한달 혹은 보름 전에 봉사기관을 섭외해 미리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장종합사회복지관 권태연 사회복지사는 “방문하기로 약속하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등 책임감을 갖고 봉사활동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봉사활동을 잘 하려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성적인 학생은 환경미화와 같이 혼자 혹은 소규모 그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적합하다. 외향적인 성격은 아이 돌보기 등 여럿이 어울려 하는 일이 좋다.

서울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한경민 사회복지사는 “봉사기관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사전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봉사활동을 빨래, 청소 등으로 한정짓는 경우가 많은데 우편물 발송, 공연 등 종류가 다양한 만큼 적극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장애인기관 활동 유의점

장애인은 도와준다기보다 함께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은 아예 안 보이는 맹인과 시력이 약한 약시가 있는데 돕는 방법이 각기 다른 만큼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한다.

장소를 알려줄 때는 전후좌우, 몇 발짝, 몇m 등으로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안내할 때는 지팡이의 반대편에 서서 팔을 내주고 반보 정도 앞장서 걷도록 한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에서는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를 설명한다. 식사를 할 때는 그릇의 위치와 음식 내용을 작은 목소리로 설명한다.

청각장애인과는 수화나 입의 모양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구화법을 통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필기법은 손바닥이나 종이에 글자를 쓰는 방법으로 시간은 걸리지만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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