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전통무예의 몸짓 애니로 되살렸다

  • 입력 2004년 11월 8일 2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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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전통무예의 동작 하나 하나를 생생하게 되살린 데 대해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의 영진전문대 김경수(金京洙·컴퓨터정보기술계열·39) 교수는 최근 영화제작 등에 사용되는 첨단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18세기에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의 무예 24기를 동영상으로 재현했다.

그가 복원한 전통무예는 4일부터 3일간 서울의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콘텐츠 국제전시회에 출품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정조 때인 1790년 당시 규장각 검서관인 이덕무(李德懋), 박제가(朴齊家) 등이 전승돼 오던 18기의 무예에 기창, 마상쌍검, 마상월도 등 6기를 더해 24기의 무예를 정리해 펴낸 책자로 전통무예가 망라돼 있다는 것.

그는 “한국사, 문학사, 전통무예 전문가 등 12명의 도움을 받아 무예도보통지의 원문 해석 등의 작업을 했다”며 “이들이 없었다면 복원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애니메이션 동작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토종말인 과하마(果下馬)를 구해 ‘마상무예’를 연출하고 무예도보통지에 나오는 무기를 중국 현지에서 제작한 뒤 들여와 동작 시범에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만든 이들 무기는 한때 불법무기로 분류돼 통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국내 캐릭터 개발 수준이 낮은 만큼 복원된 조선시대 무사의 캐릭터와 무기류, 복장, 무예연마 장면 등은 앞으로 국내 영화와 게임산업 등의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캐릭터디자이너 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그는 아시아 최초로 모션캡처 국제공인자격을 받을 만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내년 2월까지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날 뫼북춤’ 등도 복원하기 위해 현재 캐릭터 개발과 모션 편집, 시나리오 작업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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