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안타까운 부산商議 내부갈등

  • 입력 2004년 10월 5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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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개항 이래 가장 큰 행사가 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제2정상회의장 기공식이 5일 해운대구 우동 동백섬 내 공사현장에서 열렸다.

이 회의장은 내년 11월 21개국 정상이 2차 회의를 갖고 기념촬영을 할 한국의 대표 건물. 국가적 대사인 만큼 정·관계는 물론 APEC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6000억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와 1만여명의 취업·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되는 APEC의 첫 삽을 뜨는 행사에 부산경제계의 수장인 김성철 부산상의 회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 경제계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외부에 비치는 부산의 모습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한 참석자의 말처럼 김 회장 1인을 둘러싼 부산상의 사태가 3개월째 접어들면서 지역사회의 자존심까지 뭉개지고 있다.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7월 부산상의 노조가 김 회장의 불법 정관개정 추진과 상의공금 횡령사건 등의 책임을 물어 회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부산지역 46개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가세했다.

이후 부산상의 부회장단의 집단 사퇴서 제출, 노기태 상근부회장의 자진 사퇴, 상의노조의 김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제기 움직임 등으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한때 조건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던 김 회장은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산상의 자체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법과 외부기관이 개입해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상의 내부에서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의 조직원들은 김 회장에 대해 지역경제계의 공헌도와 자리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다. 김 회장도 억울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갈 때까지 가보자’는 뚝심보다는 공인이자 건설업계의 ‘어른’으로서 달라진 모습으로 부산시민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것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부산민심을 봉합하고,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APEC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아닐까.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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