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信不者 평생을 갑니다”… 성균관대 신용교육 강좌

  • 입력 2004년 10월 5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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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신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신용교육이 4일 성균관대 경영관 강의실에서 열렸다. 오후 7시 시작된 강의인데도 140여명의 학생이 강의실을 메웠다.

대학생 대상의 신용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카드와 YMCA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 강의는 성균관대 학생이 졸업하려면 이수해야 하는 ‘삼품(三品)’ 가운데 ‘인성품’ 과목으로 인정된다. 이 신용교육은 앞으로 8차례 더 열린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강의를 듣겠다고 신청한 학생은 모두 1500여명이다. 청소년 신용교육을 3년 동안 해온 마이크로콘텐츠 민난홍 대표가 이날 강사로 나섰다.

민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지고 금융거래가 제한돼 사실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청년 신용불량자 문제가 중장년 노년층 신용불량자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신용불량자 가운데 10대와 20대는 각각 2953명과 68만4779명.

미성년자와 대학생 등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10대는 2001년 말에 비해 줄었지만 20대는 크게 늘었다.

강의실에서 만난 한 2학년생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한 달에 밥 먹고 술 마시는 데 대충 30만원쯤 드는 것 같다”며 “저축은 한 푼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내 8개 대학교 학생 2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2%는 지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돈을 쓴다. 정기적으로 저축한다는 응답자는 20% 미만이다.

민씨는 “대학생들은 지출 규모와 명세를 제대로 아는 경우가 드물다”며 “부족하면 용돈을 받으므로 이달 소비가 평소보다 많은지 아닌지 등의 개념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습관은 대체로 직장인이 돼도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

민씨는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세워야 한다”며 “예산은 돈을 다 쓰고 난 뒤 얼마를 썼는지 알아보는 가계부가 아니라 쓸 돈의 계획을 잡는 가이드라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생은 월급을 받지는 않지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용돈과 아르바이트 수입 등을 기준으로 매달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

민씨는 “신용카드 한도가 500만원이라고 해서 그만큼 돈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카드 한도는 아예 최소한으로 줄여 설정하라”고 강조했다.

한 4학년생은 “(강의를 듣기 전에는) 과소비만 안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지출을 계획해야 한다는 생각은 못했다”며 “직장인이 돼 월급을 받으면 짜임새 있게 쓰겠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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