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교 과학교사 자연생태 탐사

  • 입력 2004년 8월 5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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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밑에서 한여름의 햇볕을 피하며 밀물을 기다리고 있는 집게무리. -신안=김용해 기자
돌 밑에서 한여름의 햇볕을 피하며 밀물을 기다리고 있는 집게무리. -신안=김용해 기자
“우와! 이것 좀 보세요.”

전국 중고교 과학교사 20여명으로 구성된 자연생태계 탐사팀이 지난달 29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 갯벌을 탐사하다가 집게의 피서지를 발견했다. 피서지는 다름 아닌 지름 50cm 정도의 돌 밑. 돌을 들추자 고둥을 둘러멘 집게 수백마리가 몰려 있다. 집게류는 게나 새우와 달리 복부 부분이 연약하고 스스로 단단한 껍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속이 빈 고둥 껍데기를 전셋집 삼아 산다.

“집게는 갯벌에 사는 다른 게들처럼 구멍을 파지 못해요. 결국 한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피하고 습기를 보존하기 위해 돌 밑이나 바위틈으로 피신해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죠.”

탐사팀을 이끈 대구대 과학교육학부 윤성규 교수의 설명이다. 압해도는 우리나라 섬 가운데 갯벌이 가장 잘 발달한 곳으로 지도책에 나올 정도 규모의 갯벌로는 서해안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동아일보와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해 지난달 26일부터 4박5일간 서해안 갯벌을 탐사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24회째를 맞았다. 탐사팀은 대부도의 갯벌을 시작으로 신두리 모래갯벌, 새만금 간척지 갯벌을 거쳐 압해도 갯벌에 이르는 여정을 마쳤다.

탐사에 참가한 과학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내의 다양한 갯벌이 앞으로도 잘 보존되길 바란다”며 “내년부터 학생들을 데리고 갯벌탐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안=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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