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얼굴’이자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을 몇 발짝만 벗어나면 이처럼 불법 노점이 판을 치고 편법으로 운영되는 광고물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영종도 일대 해안은 영화 ‘실미도’의 성공 이후 국내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국제선 환승객들도 자주 찾는 곳이어서 이런 모습이 국가 위신을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종도와 용유도 남단 해안 29.5km²는 1991년 11월부터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갯벌 출입이 통제되고 가설물을 함부로 설치할 수 없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인천공항에서 3km가량 떨어진 거잠포∼잠진도 해안의 부두 조성 예정지 수백평의 대지에는 포장마차촌이 형성돼 있다.
또 이곳에서 잠진도로 이어지는 길이 1km 바닷가 도로에는 수십 동의 포장마차가 밤이면 화려한 간판 불빛을 발하며 호객 행위를 하곤 한다.
반대편인 덕교동∼마시란∼남북동 등 용유도로 이어지는 4km가량의 해변도 노점에 완전히 점령당했다. 노점상들은 영업을 위해 아름드리 해송을 마구 뽑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노점상 단속권이 인천 중구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 넘어가면서 포장마차는 6개월 사이 2, 3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 내 공항신도시에도 주말이면 30여개의 이동식 포장마차가 몰려들어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200여개의 노점상이 조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속수무책인 상태”라며 “외부에 노점상 철거용역을 맡기기로 하고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주변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논밭 등에 사설 주차장을 꾸며놓고 출국 승객을 상대로 장기 주차영업을 펼치는 곳이 10여개에 이른다.
신공항고속도로 주변에 늘어선 가로 20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광고물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같은 옥외 광고물은 서울 개화터널 주변에 20여개, 영종도 내에 17개나 들어서 있다.
이들 광고물은 월드컵 등 각종 국제경기를 치르기 위한 체육기금 조성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설치가 허용됐으나 이후 철거되지 않은 채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시설과 운영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는데 공항만 벗어나면 불법 탈법이 난무해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영종도가 외국인이 탐낼 만한 경제자유구역이 되려면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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