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너 “유럽서는 ‘가족 양육’ 중시 고아원 없애”

  • 입력 2004년 2월 2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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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해 투자하려면 먼저 어린이에게 투자하십시오.”

최근 한국을 찾은 국제수양부모연맹(IFCO)의 크리스토퍼 가디너 회장(57·사진)은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수양자녀를 키우는 것 역시 아이에 대한 훌륭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가디너 회장은 한국수양부모협회(회장 박영숙)의 초청으로 지난달 31일 내한, 보건복지부와 각종 단체를 방문하여 수양부모제도에 대해 홍보하고 9일 출국한다.

그는 최근까지 영국의 교육부 공무원으로 근무했으며 1972년 친아들 외에 수양자녀 2명을 키우면서 수양부모끼리의 정보 교류에 관심을 갖게 됐다. 74년 영국수양부모연맹 창설을 주도했으며 79년 IFCO의 창립에도 대들보 역할을 했다.

가디너 회장은 “유엔이 74년을 ‘국제 아동의 해’로 선포한 것을 계기로 국제수양부모연맹이 결성됐고 현재 5000명 이상의 회원이 수양부모 활동을 보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3만2000명이 5만명의 수양자녀를, 미국에서는 50만명이 80만명을 키우고 있다는 것.

그는 “수양부모제도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으며 어느 민족에게서도 볼 수 있는 젖동냥이 원조 격”이라며 “친부모가 키울 수 없는 아이를 가족과의 유대를 느끼며 기르는 것은 인류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의 숱한 연구에서 아이가 5세 이전에 가족의 유대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면 나중에 인격 형성, 건강, 생산성 등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

또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연구 결과 수양자녀가 수용시설에서 자란 아이보다 평균 1년 정도 심신이 빨리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는 소개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고아라도 최대한 가족적 환경에서 살도록 하며 영아원, 보육원 등은 없애는 경향이라는 것이다.

그는 “수양부모들은 아이의 친부모가 있는 경우 아이의 선택을 열어두기 위해 입양하지 않고 친부모가 자립할 때까지 아이를 기른다”면서 “다만 부모가 가난과 범죄 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명백할 경우 입양을 고려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아기는 미래의 희망입니다. 정부와 기성세대는 미래의 희망이 가장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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