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또 아찔!…차축 균열…달리다 바퀴 빠질뻔

입력 2003-12-05 18:25수정 2009-09-2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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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중이던 서울 지하철 3호선 열차에서 전례없는 차축균열로 바퀴가 빠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4일 발생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등에 따르면 사고는 이상 징후가 조금만 늦게 발견됐더라도 탈선과 함께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측은 차축균열의 정확한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나 부속품 노후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축균열 발견=4일 오전 10시42분경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수서역 방향으로 달리던 제S3147열차가 녹번역에 도착했을 무렵 앞에서 세 번째의 3234호 차량에서 흰 연기가 목격됐다.

승객들의 신고를 받은 기관사는 제동장치가 과도하게 조여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제동장치를 약간 푼 뒤 운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연기가 더욱 심해지자 오전 10시47분경 독립문역에서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키고 약 40m를 후진해 사고차량을 독립문역과 무악재역 사이의 임시대피소로 옮겼다.

이로 인해 3호선 열차 운행이 10여분간 지연됐으며, 공사측은 사고열차 대신 다른 열차를 긴급 투입했다.

사고 발생 직후 기동검수원들이 손전등을 비추고 긴급 점검한 결과 차량의 양쪽 바퀴를 잇는 차축에서 심각한 균열 현상이 일어난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차축이 끊어지면 바퀴는 떨어지고 지하철은 탈선한다.

▽조치=서울지하철공사 안천헌(安天憲) 검수팀장은 “제동장치 이상으로 열차운행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차축에 균열이 생긴 것은 처음”이라며 “내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해 국내 차량제작사인 로템사에 정확한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측은 “차축과 관련해 외부기관에 이상 원인 규명을 의뢰하는 것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 이래 처음”이라며 “사고차량과 함께 1990년에 들어온 차량 138량 전부를 정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차량은 5일 오후 늦게까지 임시대피소에 정차돼 있었다. 한 역무원은 “보통 차량에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조치를 한 뒤 차량기지로 옮긴다”면서 “고장차량을 임시대피소에 이틀간 놔두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심각한 고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점=이번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전문가와 기관사들은 “대형 참사가 안 나길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량기계연구본부의 함영삼(咸永三) 책임연구원은 “차축균열은 탈선이나 전복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안전 위협”이라며 “축을 교체하기 전까지 운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균열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면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 기관사는 “달리는 도중 탈선했다면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부속들이 낡아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사측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에서 운행되는 차량 1994량 가운데 1990년 이전에 들어온 차량이 770량으로 전체의 40%가량 된다.

건설교통부령 ‘도시철도 차량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도시철도차량의 사용내구연한은 운행(시험운행 포함)을 시작한 날로부터 25년이다.

한편 공사측은 4일 오후까지도 사고 발생 자체를 부인하다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하자 ‘제동장치 이상’으로 말을 바꿨다가 나중에야 차축균열을 시인해 사고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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