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뒤 학력 떨어졌다…경기 5개市 학업성취도 하락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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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고교 평준화가 실시된 수원 안양 성남 부천 고양 등 경기도 내 5개 도시 고교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평준화 도입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전문 입시학원의 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과열 입시경쟁 해소라는 고교 평준화정책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28일 경기도의회 김의호 의원(한나라당·고양)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평준화 도입 이전인 2001년 5개 도시의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평균점수가 400점 만점에 233.4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준화 도입 2년째인 2003년 5월 실시된 5개 도시 고교 2학년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215.27점으로 2001년에 비해 18.1점 낮아졌다.

2001년 평가는 언어, 수리 등 5개 영역에서 치러졌으며 2003년 평가는 7차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이 5개 영역 내에서 세분화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차이가 있다.

경기도 전체 평균은 2001년 219.2점에서 2003년 201.8점으로 17.4점 낮아져 평준화 도입 지역 학생들의 점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같은 기간 평준화가 도입되지 않은 중소도시 학생들의 평균 점수도 206.9점에서 11.5점 낮아졌으나 5대 도시 학생들과의 격차는 2001년 26.5점에서 2003년 19.87점으로 줄어들었다.

김 의원은 “이러한 결과가 평준화 도입의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평가점수가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특히 평준화 지역의 하락폭이 큰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2003년 평가는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치러져 2001년과 단순 비교해 학력이 저하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김주환(金周煥) 장학사는 “점수가 낮게 나왔지만 과목 선택폭이 넓어진 2003년 평가결과를 2001년과 비교해 학력 저하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고교 평준화나 7차 교육과정 도입 결과가 학력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계속 분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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