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보는 위치따라 달라져서 오륙도"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25분


코멘트
기존의 국립대학을 통합 네트워크로 구성하고, 서울대는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신 학부를 ‘통합 국립대’ 학생들에게 개방하자는 정책 대안이 제시됐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정진상 원장은 19일 오후 경상대에서 열린 추계 정책토론회에서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연구원은 올 초부터 별도의 연구팀을 만들어 입시 문제와 사교육비 해결, 대학 서열화 타파를 위한 연구를 해 왔다.

연구원이 마련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대학 서열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26개 일반 국립대를 현재의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대전 충남△부산△울산 경남 등 10개의 학구(學區)별로 통합하고, 학구별로 몇 개의 캠퍼스를 두도록 했다.

대학 서열체제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는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고 대학원만 두면서 통합 국립대 학생들에게 수업 및 연구공간을 개방하는 방식이다.

통합 국립대 학생들의 학적(學籍)은 입학한 대학에 두되 다른 학구의 대학이나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졸업생에게는 모두 교명 표시 없이 ‘국립대학 일반(전문) 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또 학부과정 4년은 각 2년씩의 1기와 2기로 구분하고 법학부와 사범학부, 의학부, 한의학부, 약학부 등 전문직을 위한 학부과정은 폐지하도록 했다. ▶도표 참조 대학원은 학부 1, 2기 과정을 마친 학생이 진학하는 일반대학원과 1기 과정을 마친 뒤 전문직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이 진학하는 전문대학원으로 개편하도록 돼 있다. 학부 1기 과정의 선발은 수능시험 대신 고교 내신 성적과 대학입학 자격시험으로 뽑고 선발 단위는 전체 국립대학의 계열별 총 정원으로 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지방 국립대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수 교환제도의 확충과 엄격하고 자율적인 학사관리, 대학간 경쟁 등을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진상 원장은 “신입생 선발제도와 대학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조치 없이는 뒤틀린 교육 현실을 바로잡기 어렵다”며 “학부모, 시민, 교사 단체 등을 중심으로 공감대 형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2001년 4월 서울대 교수 20명은 ‘연합 국립대’에서 세계 정상급의 연구 및 대학원 교육이 이뤄지게 하고 학사과정에 한해 10년 동안 한시적으로 서울대 명칭의 입학생과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는 등의 내용을 핵심으로 한 ‘교육 정상화 특별법’ 제정을 주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교육계 내에서는 “서울대 등 상당수 국립대 구성원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고, 통합 국립대학생의 학비를 무상으로 하는데 따른 예산 부담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도표/FAX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