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영광原電 올 4차례 가동 중단

  • 입력 2003년 8월 5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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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경미한 사고가 잦아 주변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6기의 원전이 위치한 영광지역에서 1986년 첫 상업운전 이후 지금까지 각종 사고로 40여 차례 가동이 중단돼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는 것.

▽잦은 가동 중단=영광원자력본부는 5일 100만KW급 가압경수로형인 원전 5호기가 정상 출력 중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봉 퓨즈 1개가 떨어져 3일 오후 3시34분경 원자로 및 터빈 발전기를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원전측은 “이번 정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고 고장 등급 분류기준의 0등급(경미한 고장)에 해당돼 원전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6일경 정상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광원전에서는 1호기가 2월6일 발전기 냉각용 수소 누설 증가로 인해 7일간 수동 정지된데 이어 4월24일 원자로 냉각재 펌프 제어카드 오작동으로 4일간 가동이 중단되는 등 올 들어서만 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4호기도 올 1월31일 주변압기 가스절연모선 접촉 불량으로 주변압기 보호계전기가 동작하면서 5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5호기는 4월 과학기술부의 정기 검사에서 비상냉각배관 열전달 완충판 7개 가운데 3개가 떨어져 나간 것이 발견됐으나 원전측은 이를 모른 채 1년5개월 동안이나 가동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경미한 사고?=최근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 산업자원위에 제출한 ‘90년 이후 전국 원전 가동 중단 기록’ 자료에 따르면 영광원전에서는 47차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4시간 이상 가동이 중단된 장기 정지 사례도 14차례에 달했다.

이 같은 사례는 78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상업운전에 들어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4기) 56차례보다는 적지만 88년 발전을 시작한 경북 월성원전 23차례, 83년 상업운전을 한 경북 울진원전 36차례에 비해서는 많다.

영광원전의 개별 발전소별 사고 현황을 보면 2호기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기 13건, 4호기 11건, 3호기 9건의 순. 가동 중지 시간을 합치면 4호기가 17.53일로 가장 많았고, 1호기 16.04일, 2호기 12.81일, 3호기 4.22일로 집계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임낙평(林洛平) 사무처장은 “원전측은 가동중단 사고가 나면 ‘별것 아니다’는 식으로만 일관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광원전측은 “대부분의 사고가 원자로 계통이 아닌 발전기와 터빈 계통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원전 안전성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영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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