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일반인도 알기 쉽게 '구어체 동의보감' 나왔다

  • 입력 2003년 5월 29일 22시 19분


코멘트
대구대 최창록(崔昌祿·68·고전문학 전공·사진) 명예교수는 최근 조선시대의 명의 허준(許俊)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을 ‘구어체’로 완역한 ‘완역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최 교수는 29일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동의보감은 우리말로 옮긴 간략본이나 북한에서 번역한 판본이 많으며 대부분 문어체로 쓰여져 있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의학도는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어체로 완역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출간한 ‘완역 동의보감’은 권당 700쪽 가량의 책 5권이다.

번역 작업에만 2년 6개월이 걸렸다는 그는 “동의보감에 인용된 황제영추경(黃帝靈樞經) 등의 의서(醫書)와 고문헌에 대한 번역과 연구 기간을 합하면 10여년의 작업 끝에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국문학자가 왜 전공과는 거리가 먼 한의학서를 번역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렸을 때 증조부로부터 한학을 배워 한자로 된 우리 고전문학에 빠져들게 됐다”면서 “고전문학을 공부하던 대학시절 중국 도교문학을 접해 도경연구를 하던 중 우연히 동의보감에 도경 원전이 방대하게 인용된 점을 알고 동의보감 완역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동의보감을 펼치면 수많은 중국 고대 의서와 경전들이 인용되고 있어 이들 문헌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이해 없이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의서는 창의적인 번역보다는 서툴더라도 직역을 해야 저자의 뜻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며 “글자 하나 글귀하나에 소홀함이 없이 동의보감에 깃든 생명존중의 정신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완역 동의보감’이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에 조그마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경주 출신이 그는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장, 우리말글학회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도교문학회장을 맡고 있다.053-321-5945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