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양항 사실상 마비…화물연대 3일째 수송중단

  • 입력 2003년 5월 11일 18시 24분


코멘트
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11일 파업유보 결정을 번복하고 파업을 계속하기로 해 부산항의 전면 마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 컨테이너화물의 90%를 처리하는 부산항과 전남 광양항의 컨테이너 반출입 마비사태가 3일째 이어졌고 11일부터 수출화물이 선적되지 못하는 등 ‘수출입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 경남 창원시의 한국철강이 1957년 설립된 후 처음으로 원료인 고철 반입 중단으로 용광로가 멈춰서는 등 파업의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 지역별 협상주체 제각각…해결 암초
- 한국철강 전기로 11년만에 멈취
- 부산-광양항 마비…산업피해 하루 얼마
- 盧 "파업해결 국정원 총괄 부적절"
- "알선근절-운임표준 정해야" vs "검토후 논의"
- 불경기속 운송마비…산업전반 초비상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이날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앞에서 집회를 갖고 파업유보를 결정한 12일까지 정부와 교섭을 벌여 운송요금 인상 등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3일부터 전국의 지부들과 연대해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화물연대, 운송업체, 화주(貨主) 대표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전국적인 운임표준 등 물류대란 수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가량을 수송하는 부산지부는 11일부터 사실상 공동파업에 돌입해 이날부터 부산항의 운영은 거의 마비상태에 들어갔다. 실제 부산항의 수입물량 처리 실적이 9일은 평소의 54.8%, 10일은 33%, 11일은 20% 수준으로 점차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전면 파업이 3일 이상 계속될 경우 컨테이너를 쌓아놓는 부두 내 야적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항만 운영이 전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 1000여명은 컨테이너 차량 900여대를 동원해 부산 남구 용당동 신선대부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운송요금 인상 △유가 및 통행료 인하 △고속도로 화물차 휴게소 증설 △지입제 철폐 등을 요구했다.

광양항컨테이너부두도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들의 운송 거부로 9일 오후부터 11일까지 사흘째 수출입 화물 반출입이 대부분 중단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12일부터 두 달간 광양시 도이동 컨테이너부두 배후도로에서 매일 오전 8시부터 일몰 때까지 집회를 갖기로 해 물류대란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하루 평균 600여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온 ㈜한진 광양컨테이너터미널 관계자는 “선박 하역 작업은 정상이지만 물량 출입이 막혀 야적장이 거의 포화상태”라며 “2∼3일 후면 하역작업에도 심각한 지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와 운송업체들은 이날 오전 운송비 15.5% 인상과 화물알선단계 축소 등에 잠정합의했으나 합의서 조인을 위한 최종 협상과정에서 화물알선료의 배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국철강에 대한 원료와 제품 반출입 중단이 계속됐다.

화물연대 당진지회와 한보 및 환영철강 등은 11일에도 협상을 계속했으나 인상안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운송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화물운송을 거부하기로 했던 화물연대 경인지부는 이날 삼성전자 물류대행사인 토로스물류㈜와 13일부터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운송료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경인지부측은 협상기간 중 정상적으로 화물을 운송하기로 해 당초 12일부터 예정됐던 삼성전자 물류운송의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의왕=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