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어등산개발 시동…환경단체-주민 갈등예상

  • 입력 2003년 4월 30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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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의 ‘환경 보존’ 주장에 밀려 표류해 온 광주 광산구 운수동 어등산 일대 대규모 개발사업(본보 4월 11일자 A25면 보도)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움직임에 따라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광주시는 “29일 열린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제3분과 소위원회 회의에서 광주권 광역도시계획안 어등산지역 그린벨트 해제여부와 관련해 긍정적 의견을 달아 본 회의에 상정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위원회는 “개발행위 때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강구하라”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이는 3월 소위에서 환경부 측이 ‘그린벨트 해제대상이라도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공원 등 공익시설로 관리해야 한다’며 보존주장을 고수해 해제전망이 불투명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올해 초 시의 ‘해제건의’를 바탕으로 어등산지역 그린벨트 해제방침을 담은 ‘광주권 광역도시계획안’을 확정했으나 환경부로부터 “사전 환경성 검토 결과 어등산을 그린벨트 조정가능지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의 의견을 회신받았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최근 “시는 84만평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를 전제로 골프장 테마파크 등의 건설 계획을 세우고 민자유치에 노력해 왔으나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시는 환경부의 ‘자연환경 보존’ 입장을 겸허히 수용해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광산구 주민대표 등은 ‘군사격장 복구 및 체육시설설치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이 지역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및 조속한 개발착수 등을 촉구하는 23만 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등에 청원하는 등 ‘조속 개발’ 여론도 만만치 않은 실정.

문제의 어등산 일대는 1951년 이후 육군포병학교 포사격장 탄착지로 사용돼 오다 1994년 상무대 이전 이후 방치돼 심각한 자연훼손상태에 직면해 있는 곳으로 시는 당초 그린벨트 해제지역을 중심으로 2012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1단계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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