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곳을 아시나요/남동구 해양생태공원 염전학습장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56분


인천 남동구 논현동 1의 1에 위치한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은 인천 염전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남동구가 1997년부터 총사업비 194억을 들여 44만8000여평의 부지에 조성(2004년 말 사업 마무리)하고 있는 해양생태공원의 시설 가운데 시민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염전학습장’.

천일염전(天日鹽田·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밭) 시설이 남아 있으며 소금 생산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다.

1만4000여평의 천일염전과 수차 6대, 소금창고 등이 있으며 소금을 긁는 곰배, 바닷물을 끌어올리는 수차 등을 직접 다뤄 볼 수도 있다. 직접 만든 소금을 500g씩 포장해 나눠준다.

염전학습장은 유치원생과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염전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직원이 나와 소금 생산과정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요즘은 소금창고와 염전을 둘러싼 갈대밭이 초겨울의 정취를 더해 주고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이어지고 있다.

소금 생산이 가능한 4∼6월에는 서울 안산 시흥 광명 등 수도권 지역에서 하루 평균 500∼700여명의 학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내년에 방문하려면 미리 예약(032-466-3811)해야 한다.

해양생태공원이 들어선 남동염전은 1921년부터 1996년까지 75년 동안 소금을 생산했던 곳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소금 산지(産地). 인천이 ‘짠물’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염전이 많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60년대 말까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인천에는 염전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 최초의 근대식 천일염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한염업조합 기록에 따르면 일본은 1907년 값싼 청나라 소금에 대응하려고 주안 간석지 1정보(3000평)에 염전을 만들었다. 주안염전은 지질 지형 기후 등 모든 여건이 소금을 생산하는데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염전은 1968년 12월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고속도로가 뚫리기 전까지 소금을 생산했다.

인천지역 염전은 1918년 63만6000여평이었으나 21년 90만평 규모의 남동염전이, 25년 172만5000여평의 군자염전이 조성돼 당시 전국 소금 생산량의 절반인 15만t을 생산했다.

25년간 남동염전에서 일했던 임길남씨(63·해양생태공원 반장)는 “지금의 주안공단과 남동공단, 시화공단이 들어선 곳 모두가 염전이었다”며 “월드컵 문학경기장이 들어선 인근에는 소금시험소가 있었을 만큼 인천은 소금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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