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서 정조 효심 느껴봐요"…주요건물 482칸 복원공개

  • 입력 2002년 9월 24일 18시 28분


올 6월 축조 당시 모습대로 복원된 화성행궁은 조선조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할 때 거처로 사용하던 곳이다.사진제공 수원시

올 6월 축조 당시 모습대로 복원된 화성행궁은 조선조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할 때 거처로 사용하던 곳이다.사진제공 수원시

‘200년전 정조대왕의 효심이 되살아난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의 행궁(行宮)이 올 6월 대부분 원형 그대로 복원돼 일반에 공개된지 3개월이 지나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화성행궁(경기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隆陵·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을 참배할 때 임시 거처로 사용하던 곳으로 정조대왕이 1789년∼1796년까지 7년간에 걸쳐 576칸으로 축조했다.

그러나 일제시대 이후 병원과 군청, 경찰서 등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훼손된 것을 수원시가 1996년부터 7년여간의 대공사 끝에 1단계로 봉수당((奉壽堂)과 장락당(長樂堂) 등 주요시설물 482칸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수원시는 이를 위해 화성을 축성할 당시 행궁을 비롯한 건축물 모습과 특징까지 모두 기록해놓은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쳤다.

현재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관람이 가능하고 관광자원봉사자로부터 행궁에 대한 역사와 건축물에 얽힌 일화 등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주요 건축물〓정조대왕의 효심과 18세기 궁중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곳곳에 있다.

정조대왕은 1795년 8일씩이나 한양의 궁궐을 비워가며 사도세자의 능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던 이곳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의 회갑연을 열기도했다.

행궁의 본 건물로 회갑연이 열렸던 봉수당(奉壽堂)은 혜경궁 홍씨의 침실인 장락당(長樂堂)과 붙여져 눈길을 끈다.

경기대학교 건축학부 김동욱교수는 “정조대왕이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염두에 두고 행사장과 침실을 붙여 지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궁궐이나 당시 가옥양식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과거시험 등 행사를 치르던 낙남헌(洛南軒)의 기단(基壇-주춧돌을 받치는 기초)은 돌로 쌓아서 마무리하는 당시 양식과 달리 돌로 네모난 틀을 만들고 그안에 벽돌을 넣어 완성했다.

이밖에 정조대왕이 행사중 휴식을 취하던 노래당(老來堂), 활을 쏘던 정자 득중정(得中亭), 군사들이 머물던 남북군영(南北軍營), 정문 신풍루(新豊樓) 등도 간결미가 돋보이는 18세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수원시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우화관(于華館) 등 건물 94칸과 행궁 담장을 복원하는 2단계 사업을 벌여 200년전 축조 당시 모습과 같이 행궁을 완벽하게 복원시킬 방침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 혜경궁 홍씨 회갑연 재연 등 다양한 행사를 개발하고 정조시대의 역사를 교육하는 화성 역사문화교실, 문화상품 판매장 등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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