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난이도 조절 실패 없어야

  • 입력 2002년 9월 24일 18시 22분


올해 처음 실시된 수능 모의평가시험 결과가 어제 발표됐다. 지난해 수능점수 대폭락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도입한 시험이었지만 이번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11월 수능시험에서 적정한 난이도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모의평가는 작년 수능보다 쉽고 재작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한다는 게 당초 목표였다. 그러나 채점 결과는 어려웠던 작년 수능보다도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가 더욱 낮아져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번에도 난이도 조절이 출제당국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고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지난해의 대혼란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출제당국은 과학탐구 등 일부 영역의 난이도를 재조정해 수능시험 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더 쉽게 내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자초할 우려가 높다.

이번 모의평가의 평균 성적이 낮게 나타난 것은 고교생들의 전반적인 학력이 전에 비해 떨어진 원인도 있다. 학력이 낮아졌다고 해서 출제 난이도를 그 수준에 맞추는 것은 일정한 학력 평가라는 수능시험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해 ‘어려운 수능’에서 다시 ‘쉬운 수능’으로 널뛰기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요즘처럼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문제될 경우에는 공부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수능시험을 어렵게 내는 것이 한가지 대안이다.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가 재작년에 비해 70점 가까이 폭락했던 지난해 수능시험이 문제 내용만을 놓고 볼 때 교사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점을 출제당국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능시험이 혼란을 부르는 것은 단순한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해는 쉽게 나오고 이듬해는 어렵게 나오는 ‘온탕’ ‘냉탕’식 출제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험생은 시험준비에 종잡을 수 없다. 출제당국은 올해부터라도 난이도 조절에 확실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모의평가까지 치른 마당에 앞으로 ‘실패한 수능’이라는 얘기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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