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세계최고 다이옥신 검출

  • 입력 2002년 8월 1일 17시 05분


환경운동연합은 경기 평택시 안중면의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인 ㈜금호환경 주변 주민 10명을 정밀 조사한 결과 이들의 혈액에서 평균 53.42pg(피코그램·1조분의 1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산하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날 평택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환경 반경 5㎞ 내에 거주하는 주민 10명을 선정, 포항공대에 의뢰해 이들 주민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한 결과 22.15∼92.24pg이 검출됐다"며 "평균치인 53.42pg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혈중 다이옥신 농도 중 가장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는 이 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정확한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된 경기 시화공단 주변 주민(16.62pg)보다 2∼6배 정도 높은 것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암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대상자 10명 중 5명을 폐암과 위암 등에 걸린 암환자로 선정했다"며 "그러나 나머지 5명에 비해 암환자의 다이옥신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이옥신이란 염소를 포함하고 있는 물질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상온에서 무색이며 발암성이 강한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최대 허용 섭취량을 몸무게 ㎏당 1∼4pg으로, 우리나라는 4pg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으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

금호환경은 시간당 3t 용량의 소각장을 갖춘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로 각 업체로부터 수거해온 산업폐기물을 소각해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 김상권 박사는 "조사대상 주민 중 폐암환자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통상 다이옥신의 섭취 경로는 식품이 가장 많기 때문에 소각장 배출가스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환경부는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이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농도는 기준치 이내였다"며 "특히 다이옥신은 97% 이상이 식품으로 섭취되기 때문에 정확한 발암원인 등을 알기 위해서는 식품군과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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