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강봉균 KDI원장 정부대책과 다른 목소리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13분


경제 안팎에 깔린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의 전망과 정책 주문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부양이란 뼈대를 지키며 과열 부문에 대해서만 미세조정’한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목소리가 다르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더욱 민감하고 다양한 주문이 나온다.

▽금리인상 여부〓최우석(崔禹錫) 삼성경제연구소 소장과 강봉균(康奉均)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4일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 소장은 “경기대책이란 선제적으로 움직일 때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은행의 콜금리 0.25%포인트 정도의 인상은 시장에 경고메시지를 주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폭의 금리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지적.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콜금리 인상(채권가격 하락)을 예상해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강 원장도 이날 한 조찬모임에서 “아예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소폭 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제팀 수장(首長)’인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 경제관료들은 금리관련 발언을 삼가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1·4분기(1∼3월) 실적을 봐야 한다는 것.

한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도 “한은이 금리를 올리려면 물가가 불안하다는 분명한 신호가 있어야 한다”며 금리인상에 반대했다.

취임 초기 “금리인상에 대비하라”는 ‘예고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박승(朴昇) 한은총재는 최근에는 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 정책기조〓정부는 ‘현 정책기조 불변’을 고수하고 있다. 정책상 ‘중립’이 긴축으로 가는 중간단계를 의미하는 만큼 투자나 수출이 살아나지 못하는 지금 긴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강 원장은 “상반기에 중립정책으로 전환하고 하반기에는 안정 위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도 ‘정책실기(失機)’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 부총리는 “폴 오닐 미 재무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항상 의견이 엇갈린다”며 강 원장의 진단과 해법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경제부처와 전문가들이 밝힌 적정 정책기조
정책담당자 및 전문가정책기조금리인상 관련
전윤철 부총리부양-미세조정 고수1·4분기 경제동향 보고 결정해야
강봉균 KDI원장중립기조로 변경해야미국보다 먼저 올려도 좋다
박승 한은총재-올릴 준비해야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부양 포기하고 과열 대비해야시장경고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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