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독자리포트…학교부지 선정 지역사회 도움 필요

  • 입력 2002년 4월 22일 06시 03분


책을 덮고 시원한 밤 공기를 쏘이러 아파트 입구로 내려온 시간은 밤 12시.

집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였지만 대학입시에 이렇게 매달리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수능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어 문제가 생겼고 작년에는 너무 어려워 학생과 학부모, 각급 학교 입시관련 담당자들은 크게 당황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수능을 쉽게 출제하고,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 학과에 교차지원하기 어렵게 했다. 주요 대학은 작년보다 더 복잡한 입시요강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이미 고교 2년 때 진학하고 싶은 대학과 학과를 생각해 문과, 이과의 계열을 선택하여 공부해 왔다.

대체 어느 나라에서 이처럼 매년 출제 난이도가 춤을 추고 입시를 얼마 앞두고 선발기준이 변할까. 그렇지 않아도 대입이란 무거운 짐을 진 학생에게 기성세대가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구나 하는 미안함 마저 든다.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국가의 정책, 특히 교육정책은 예측가능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작년에 정부는 학급당 정원 35명 정책을 추진하며 각급 학교마다 10여개 정도의 교실을 짓고 있다.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일시에 배정한 것은 용기있는 결심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공사를 진행중인 학교와 좁아진 운동장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별 인구추이와 학교의 규모, 공사기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체계적으로 일을 추진하였다면 더욱 효과적인 교육여건의 개선을 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슷한 문제가 최근 수도권 지역의 학교신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주거지 형성과 인구 유입으로 학교를 새로 지어야 하나 부지는 확보하기 어렵다. 통학거리 등을 고려한 적정부지는 사유지 등으로 확보가 어려워 그린벨트나 학교부지로 부적합한 곳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최근 강조되고 있다. 특히 학교신축은 교육수요자를 위해 지역적 균형과 면학 분위기에 적합한 곳에 이루어져야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부지 선정이 어렵다고 관계자 몇 명이 가슴을 앓다가 부적합한 지역을 부지로 선택하는 잘못은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된다. 학교부지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은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역사회는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 최적의 장소에 최고의 학교를 신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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