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김충관/화성 화옹호´제2 시화호´우려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18분


경기 화성시의 화옹호 물막이 막바지 공사를 앞두고 화옹호가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각 기관들과 환경단체 및 주민들 사이에 화옹호 간척사업을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건교부 농업기반공사는 물막이 공사를 완료한 후 수질개선 대책을 시행하겠다면서 물막이 공사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반해 경기도, 환경부, 환경단체 등은 수질오염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 수립과 수질보전을 위한 제반시설을 갖춘 후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주민들은 화옹호 방조제 공사로 확보될 농지가 경제적으로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91년 착수된 화옹호 간척사업은 농경지 및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총사업비 3469억원을 들여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우정면 매향리 간 9.8㎞의 바다를 막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전체 공정의 63%가 진행된 가운데 방조제 공사는 90% 가까이 진척됐다.

그러나 최근 갯벌과 해양 생태계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국토 확장 및 농지 확보를 명분으로 한 대단위 간척사업은 재고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옹호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정부의 쌀 증산정책 포기에 따라 휴경지가 늘고 있고, 농업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도 간척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정책의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간척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옹호 주변 지역은 인구 증가와 더불어 산업체 및 축산업 등 오염원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경 기초시설이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화성시 서신면과 장안, 남양, 우정면 등에서 사육 중인 10만7000여마리의 젖소와 돼지 등에서 나오는 축산 폐수와 인근 주민 4만여명이 배출하는 생활오폐수, 77개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 등 3만여t의 오폐수가 그대로 화옹호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농업기반공사와 경기도는 하수처리장과 축산폐수 자원화시설, 인공습지와 침강지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화옹호 수질 개선대책안’을 마련했으나 화성시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대로 화옹호의 물막이 공사가 강행되면 수질오염이 심각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 나아가 막대한 국가예산만 축내고 실패한 시화호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요한 생물서식지이며 자연정화 기능을 갖고 있는 갯벌을 파괴하고, 농경지를 확보한다는 간척사업은 이제 재고되어야 한다. 화옹호 간척사업을 재검토한 뒤 화옹호의 수질 및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이를 우선 시행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수질오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선행되지 않은 채 공사를 완료하려고 함으로써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충관 녹색자치 경기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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